해외건설 지도에서 사라진 리비아ㆍ이란

　중단 시간 길어지면서 업체 고민 깊어…일부 리비아 현장은 연말 가동도 가능

　리비아와 이란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지도에서 사라진 시기가 장기화되면서 업체별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달 초 리비아에 2기 과도내각이 들어서면서 올 연말께면 일부 리비아 건설현장이 가동될 수 있지 않겠냐는 예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기도 하지만 최소한 1년 이상은 지금과 같은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여전히 우세하다.

　한 때 국가별 해외건설 수주 순위 5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던 이란 역시 신규 수주가 완전히 막힌 상태가 2년 넘게 지속되면서 건설사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건설과 S건설은 내부적으로 올 연말께면 일부 리비아 건설현장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리비아 현장에 8명의 직원을 내보낸 H건설은 내부적으로 연말이 현장 복귀가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공사비 정산과 피해보상 문제가 선행돼야 하지만 실무진에서는 올 연말에는 현장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남은 공기도 그리 길지 않다”고 말했다.

　S건설도 관계자도 “발주처와의 협의가 잘되고 있어 연말쯤이면 좋은 소식이 들릴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건설사들은 발주처와의 협의 문제로 정확한 복귀 시점을 아직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 현지 발주처에서는 공사를 재개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보상 문제에 미온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공사 재개 시점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치안 상황이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다른 H사는 “발주처는 우선 공사를 먼저 재개해 달라는 입장이지만 그간의 피해보상 정산이 되지 않으면 공사를 시작할 수 없다”면서 “현장 유지 인력이 나가 있기는 하지만 치안 상태가 불안정해 현장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리비아 내 다른 주택 건설 현장도 치안 불안으로 현장 접근조차도 여의치 않은 상황으로 알려지고 있다.

　리비아에 다수 건설현장을 가지고 있는 한 대형사는 관계자는 “보상 문제 해결이 공사 복귀에서 가장 중요하다”면서도 “리비아 전력상황이 워낙 좋지 않아 발전소 건설은 조금씩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사 중단 기간이 길어지면서 일부 건설사는 사실상 리비아를 떠나기도 했다.

　K건설사 관계자는 “발주처가 그간의 피해를 언제 보상해 줄지도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지 인력을 모두 철수시킨 상태”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내년 말 이후에나 현장 가동 여부가 판단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기 내각이 구성됐다고는 하지만 아직 발주처에서는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의 제재가 계속되고 있는 이란 역시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란에서 활발하게 수주활동을 했던 대형사 관계자는 “이란이 주요 수주지역이었는데 신규 수주길이 완전히 막히면서 전체 수주전략에도 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리비아는 현재 정치 일정이 차질없이 진행되더라도 내년까지는 장담하기 어렵고 이란은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업계마다 사정은 다르겠지만 현재로서는 버티는 수밖에 답이 없다”고 설명했다.

권해석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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