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건설산업은 에너지소비 및 기후변화와 매우 밀접한 관련성이 있어 그 역할이 중요한 것으로 분석됨에 따라, 시공비용이 아닌 총 생애주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김흥수)은 최근 ‘기후변화에 대응한 건설산업의 역할 모색과 과제’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는 일반 국민의 37%가 기상이변으로 자연재해가 증가하는 것에 대비, 방재시설의 보강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전체 응답자의 36.4%가 건물의 에너지 효율 제고에도 주력해야 한다고고 응답했다.

권오현 건산연 연구위원은 “자연재해를 방지하기 위한 방재시설로는 도시 홍수피해 방지를 위한 지하 방수로라는 응답이 45.8%로 다른 시설에 비해 월등히 많았으며, 지하저류 시설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22.9%, 제방 보강은 12.0%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여 현재 정부 예산의 1% 정도에 그치고 있는 방재 관련 예산을 3% 수준으로 증액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설문조사 결과, 기후변화와 관련해 건물의 에너지 이용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즉, 응답자의 45.4%는 단독주택의 에너지 성능이 낮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고, 87.2%의 응답자들은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개선 사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 전체가 사용하는 원자재의 30%가 건설산업에서 투입되고 있고, 건설 관련 시설물에서 총 에너지 소비의 40%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빌딩 부문은 온실가스를 절감할 수 있는 잠재력이 가장 큰 분야로 평가되고 있어, 건설산업은 향후 에너지소비 및 기후변화와 매우 밀접한 관련성을 갖고 있어 역할이 중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권오현 연구위원은 “건설시설물로부터 발생하는 전체 온실가스의 82%가 사용․유지 단계에서 발생함을 감안할 때, 시공비용이 아니라 총 생애주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제도의 도입이 온실가스를 저감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정책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즉, 즉 사용․유지비용의 21%를 절감할 수 있다면 총 공사비의 100%를 절감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단지 초기의 공사비를 절감하려는 근시안적 안목보다는 장기비용 절감에 주력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훨씬 바람직하다는 것.

권 연구위원은 “저탄소 사회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공공 시설물을 에너지 절감 등에서 합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기존의 노후 건축물의 에너지 이용 효율 제고 및 문화·체육·교육·국방시설 등의 에너지 이용 효율 제고를 위한 정부의 선도적 역할이 요구된다” 강조했다.

그는 “신규 사업분야로 진출을 검토할 경우, 장기적 안목에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고 관련 분야의 기술력과 함께 파이낸싱 능력 등을 제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