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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빚더미에 '허덕'...내년 SOC 투자 위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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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에 짓눌린 공기업들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다소 위축될 전망이다.
그동안 채권발행 등 빚을 내서 대규모 사업비를 조달해왔지만 공공기관 부채문제가 이슈로 부각되면서 각종 투자사업에 대한 조정압박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8일 기획재정부와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으로 공공기관의 총자산은 698조9000억원, 총부채는 463조5000억원이다. 2010년과 비교하면 자산이 8.4%(54조1000억원) 늘어나는 동안 부채는 15.4%(61조8000억원)나 증가했다. 그만큼 부채 증가속도가 빠르다.
분야별로 보면 SOC 공공기관의 부채가 202조9000원으로 가장 많다. 부채비율도 221.5%로 단연 1위다. 5년 뒤인 2016년이 되면 이들 기관의 총부채는 262조5000억원, 부채비율이 230%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이는 각종 SOC 사업과 주택 건설 등에 대한 투자 확대에 필요한 자금을 자체 수입으로 충당하기 어려워 금융부채 등을 늘린 탓이다. 특히 수자원(수자원공사), 주택(LH), 철도(철도시설공단) 분야 공공기관이 부채관리 중점기관으로 지목돼 투자사업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수자원공사, 신도시개발 최소화
지난해말 한국수자원공사의 부채는 12조5809억원, 부채비율은 116%이다. 5년 후에는 부채가 19조원, 부채비율 152%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자를 내는 금융부채의 경우 11조원에서 16조원으로 5조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수자원공사는 2016년까지 △시화MTV(멀티테크노밸리), 송산그린시티 등 신도시개발 △구미하이테크벨리, 구미국가산업단지사업, 구미디지털산업지구 등 산업단지개발 △4대강 친수구역 개발 등에 총 6조8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중 4조9000억원의 대금을 회수할 전망이다. 사업별로 보면 송산그린시티와 시화MTV 등 신도시 개발사업과 산업단지 개발에 3조5000억원을 투자해 3조3000억원을 회수하고, 친수구역 개발에 3조원을 투자해 6506억원을 회수할 계획이다. 또 경인아라뱃길사업에 1899억원을 투자하고 9565억원을 회수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부동산 개발을 통한 대금 회수가 원활할 지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은경 국회예산정책처 사업평가관은 “미분양이 확대될 경우 자칫 수공이 유동성 위기에 처할 수 있는 만큼 가급적 단지사업에 대한 투자를 최소화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LH, 신규사업비 5% 축소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부채에 허덕이는 공기업의 대명사다. 실제로 지난해말 LH의 부채는 무려 130조6000억원, 부채비율은 468.1%에 이른다. 이 중 금융부채는 89조8000억원으로, 이자비용만 4조4000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이 1조원 초반대로 이자비용조차 충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더구나 2016년에는 부채가 166조3000억원으로 36조원 가량 늘어나고, 부채비율은 427%로 소폭 낮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금융부채가 122조6000억원으로 이자비용만 5조~6조원 가량 발생할 전망이다.
LH는 2016년까지 연평균 23조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매년 6만가구(승인·착공 포함)의 임대주택과 분양토지·주택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절대규모가 100조원이 넘는 금융부채가 LH의 유동성과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키는 만큼 강도높은 사업 구조조정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한다. LH는 향후 채권 신규발행액을 최대 15조원 이내로 유지하고, 신규사업비를 5% 이상 줄이는 등 자구노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철도시설공단, 부채비율 799%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지난해말 부채가 15조5674억원, 부채비율이 306%이다. 5년 후에는 부채가 25조5711억원, 부채비율이 799%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이상 국회예산정책처 재추정치). 철도시설공단의 주수익원은 선로사용료로, 현재 고속철도 운임의 31%를 제공받는다.
철도시설공단은 호남 및 수도권고속철도사업의 총사업비 14조5000억원 중 절반을 채권발행으로 조달하고 있다. 이자부담이 만만치않은 상황이다. 실제 경부고속철도 건설사업의 경우 8조8000억원을 투입했으나 2004년 1단계 개통 후 이자를 한 푼도 갚지 못해 2010년말 기준으로 쌓인 빚이 12조원에 달했다.
이은경 사업평가관은 “철도시설공단의 재무구조는 아주 심각한 상태”라며 “선로사용료 비율을 높이든지, 정부의 출연비율을 높여 재무구조를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철도시설공단의 재무구조 개선이 늦춰질수록 각종 역세권 개발과 해외사업 다각화 등 미래 SOC투자사업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태형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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