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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중기 재무관리계획' 짜면서 3.3조 과대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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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공기업들이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짜면서 자사에 최대한 유리하도록 수입은 높게, 비용은 낮게 추정해 부채규모를 줄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전력공사의 경우 이런 식으로 전력구입비용을 낮춰 6개 발전 자회사가 추정한 전력판매수입과의 격차가 연간 최대 3조3000여억원이나 발생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7일 발표한 ‘2012~2016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평가’ 보고서에서 이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정부는 국가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는 공공기관의 재무상황을 미리 파악해 대책을 세우기 위해 올해 10월부터 총자산 2조원 이상 41개 공공기관에 대해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세워 국회에 제출토록 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전은 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과 한국수력원자력 등 6개 발전 자회사가 생산한 전력을 사서 전력거래소를 통해 유통시킨다. 한전의 전력구입비용이 발전자회사의 전력판매수입이 되는 구조다. 문제는 양측이 각 기관에 유리하게 비용은 낮게, 수입은 높게 추정하면서 격차가 커졌다는 것이다. 정상대로라면 차이가 없어야 한다.
전수연 국회예산정책처 사업평가관은 “한전과 발전 자회사는 각자 전력구입비용(전력판매수입)을 추정했기 때문에 전체적인 재무전망 추정결과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발전자회사는 전력수요를 고려하지 않고 각 기관별 발전계획에 가동률을 최대화해 판매량을 추정했다. 자연히 한전의 전력구입량에 비해 과다 추정될수밖에 없다. 한전이 추정한 전력구입단가는 발전자회사가 추정한 전력판매단가에 비해 ㎾h당 2~6원 낮았다. 결국 한전이 추정한 전력구입비용은 발전자회사가 추정한 전력구입비용보다 매년 1조7000억~3조3000억원이 적었다. 일례도 2015년의 경우 한전은 전력구입비로 36조7664억원을, 발전자회사는 40조362억원을 각각 추정해 그 격차가 3조2698억원에 달했다.
이처럼 재무전망이 과대추정된 이유는 한전과 발전자회가 서로 정산조정계수에 대한 가정을 협의하지 않고 각 기관에 유리한 가정을 취했기 때문이다. 현재 재무균형을 위해 한전은 정산조정계수를 이용해 발전차익의 일정 부분만을 발전자회사에 정산 지급하고 있다.
전 평가원은 “정산조정계수에 대한 일관된 가정을 적용해 재무전망을 재추정할 경우 2016년 한전과 6개 발전자회사를 합한 부채비율은 기획재정부가 제출한 결과인 152.9%에 비해 12%포인트 높은 178.9%로 산정됐다”고 밝혔다.
이같은 문제는 한국철도공사와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다. 이 두 기관은 동일한 선로사용료에 대해 추정치를 달리 적용했다. 철도공사는 운영을, 철도시설공단은 시설관리를 각각 맡고 있다.
중기 재무관리계획 상 철도시설공단은 2016년 선로사용료를 3747억원으로 추정한 반면 철도공사는 3085억원으로 추정해 662억원이 차이가 났다.
철도시설공단이 선로사용료를 너무 낙관적으로 추정했기 때문이다. 공단은 경부고속철도의 경우 기존과 같이 고속철도 매출액의 31% 수준으로 선로사용료를 추정하고 있지만, 2015년부터 개통되는 호남고속철도와 수도권고속철도에 대해서는 40%를 적용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앞으로 재정부가 공공기관이 보다 합리적으로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관리감독자의 역할을 충실히 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김태형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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