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용량 원자력발전소들이 잇달아 멈춰서면서 전력수급에 이상 징후가 벌써부터 감지되고 있다.
전력거래소(이사장 남호기)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7시 예비전력은 556만3000kW에 머물렀다. 이튿날인 30일도 554만4000kW에 그쳤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10월 29~30일 수급실적은 안정권인 500만kW를 순간적으로 밑돌았다는 뜻과 사실상 동일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실적은 10월 평균 예비전력(약 919만kW)에 한참 모자란다. 추석연휴, 주말을 뺀 평일 예비전력이 평균 665만kW였다는 점을 감안해도 평소보다 100만kW정도 빠듯하게 운용된 셈이다.
이는 1년 전인 10월 평일 예비전력(989만kW)보다도 300만kW 이상 낮은 수준이다.
예비전력이 이처럼 낮게 유지된 까닭은 대용량 원전이 잇달아 멈춰 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일 영광 5호기와 신고리 1호기 원자로가 부품고장으로 자동 정지했다.
영광 5호기는 이후 발전재개에 들어갔으나, 14일 변압기 가스농도가 증가하면서 출력을 크게 낮춘 채 돌리기도 했다. 신고리 1호기도 15일 주급수펌프에 이상이 생기며 다시 고장 났다. 발전을 재개한 건 사흘 뒤인 18일이다.
28일에는 울진 2호기, 29일에는 월성 1호기가 운전원 조작 실수 등으로 전력공급을 중단했다.
특히 월성 1호기는 오는 20일 설계수명 만료를 앞두고 고장 난 터라, 언제 재가동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론악화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전력당국은 이런 현상이 본격적인 겨울철에 되풀이될 경우 수급안정은 결코 장담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요즘은 냉·난방부하가 전력수요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시기”라며 “하지만 기온영향을 크게 받는 겨울이나 여름에는 사정이 달라진다”고 밝혔다.
한편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5일 한전, 6개 발전공기업, 전력거래소 등 유관기관 대표들과 ‘동절기 전력수급 대책회의’를 주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