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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장보고과학기지 건설 ‘工期(공기)와의 전쟁’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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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장보고과학기지로 출항을 앞두고 평택항에 정박 중인 건설화물선. 지난 3일 출항하려던 일정이 두 차례나 순연되면서 벌써부터 공사기간과의 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건설팀이 출국도 하기 전부터 이미 ‘공기(工期)와의 전쟁’에 돌입했다.
남극이라는 극한지역에서는 연중 시공 가능한 날이 3달에도 못미치는 탓에 하루 하루가 여간 소중한 시간이 아닌데, 건설자재를 실은 화물선이 일주일째 출발도 하지 못하고 있어 관계자들을 긴장케 하고 있다.
5일 국토해양부와 극지연구소 대륙기지건설단 등에 따르면 장보고과학기지 건설을 위한 화물선이 지난달 25일부터 평택항에 정박해 있지만 바람과 강우 탓에 아직 화물 선적을 마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만3660톤급의 네델란드 국적인 이 화물선은 과학기지 건축용 조립자재를 비롯해 모래와 석재, 각종 장비, 그리고 유류 등 거의 2만톤에 가까운 화물을 선적한 뒤 늦어도 지난 3일에 출국, 오는 12월 10일을 전후해 남극 테라노바 만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당초 3일로 예정됐던 출항 일정이 강한 바람과 우천에 의한 선적 지연으로 5일로 연기됐고, 다시 우천에 의해 8일로 잠정 연기됐다. 그나마 계속되는 우천 소식 때문에 8일 출항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과학기지 건설팀은, 화물선이 남극 테라노바 만에 도착하면 아라온호를 이용해 건설지 인근 해빙에 정박시킨 뒤 자재를 얼음 위로 하역하고, 중장비로 건설지까지 운반하는데 홍역을 치르게 된다. 이후 내년 3월 11일까지 약 60~70일간 1단계 기지건설공사를 진행한 뒤, 날씨가 너무 추워져 해빙이 두꺼워지기 전에 현지에서 빠져나올 예정이다.
따라서 출항일이 1주일 가량 지연된다면 하역과 운반, 건축공정을 약 10% 이상 단축시켜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현장 기상여건이 공기단축을 허용해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실제로 5~6년 전인 남극 세종과학기지 시설공사 때는 현지 기상여건 악화로 제때 공사를 마치지 못한 중견 S건설 등 시공팀이 체류기간을 몇 차례나 연장했지만 결국 준공을 못한 채 귀국한 사례도 있다.
대륙기지건설단 관계자는 “남극은 기후여건 상 현지공사 기간이 연중 60~70일에 불과하기 때문에 현지 운송 및 하역작업이 원활히 이뤄져 충분한 건설기간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출항일이 며칠 늦어지면 전체 공정관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건설프로젝트를 총괄할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곽임구 현장소장은 “장보고기지 프로젝트는 특수여건에서 적용할 수 있는 최적화 설계ㆍ공법을 채택한 고난도 공사인데 수차례 출항 지연으로 현장공정에 차질이 발생할까 걱정스럽다”면서도 “우리나라 극지연구와 건설기술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모든 역경을 헤쳐나가기 위해 111명 건설팀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장보고과학기지는 남극 로스해 테라노바 케이프 뫼비우스 일대에 건설공사비 658억원 등 총사업비 1067억원을 투입해 건립되며 본관동과 발전동, 정비동, 독립연구동, 비상대피동 등 시설면적 4458㎡ 규모로 지어진다.
신정운기자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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