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정운영 방향으로 추진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이 실제 현장에서는 정책과 괴리가 있으며, 동반성장 추진을 위한 재원 마련도 대기업의 참여가 저조 하면서 지지부진한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정부의 R&D 예산이 대기업에 편중돼 있으며, 중소기업에 지원되는 예산도 일부 기업에 혜택이 집중되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같은 사실은 24일 치러진 지식경제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의 과정에서 밝혀졌다.
박완주 민주통합당 의원이 밝힌 동반성장위의 출연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대기업들은 5272억원의 출연재원 협약을 체결했지만, 현재 1291억원의 재원만이 출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삼성전기와 한전 및 발전6사는 지난해 11월 약속한 150억원, 1100억원에 대한 출연을 이행하고 있지 않고 있으며, 이 가운데 한전과 발전 6사는 민관공동투자부분에서 100억원의 출연 약속을 했지만 현재 43억 1300만원만 출연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철도시설공단의 민관공동투자 사업부분 10억원과 생산성향상 지원 부분 생산성 혁신 파트너십 사업에서 KT의 3억원은 각각 올해 7월 11일과 7월 19일 협약을 체결했지만 아직 이행이 되고 않고 있다. 특히 민관공동투자 부분에서 포스코가 500억원 중 7억7200만원, SMD가 500억원 중 35억4400만원, 현대중공업 150억원 중 3억7천만원, 삼성SDI 50억원 중 4억3800만원, 인천국제공항공사 25억원 중 4억4900만원, 한국가스공사 25억원 중 3억7100만원 등이 출연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출연약속 이행률은 저조한 상태다. 반면 삼성전자가 신기술개발 부분의 1000억원, 포스코와 삼성전자가 생산성 혁신 파트너십 사업에 12억원의 출연금을 100% 이행했다.
정부의 동방성장에 참여하는 대기업들이 우월적인 지위와 독과점적 경제구조는 그대로 남긴채 성과공유제를 피해가는 편법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동철 민주통합당 의원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6월 11일 성과공유제 자율추진 협약을 맺은 대기업 45곳을 조사한 결과 최근 3년간 11개사가 15건에 걸친 불공정하도급으로 공정위에 적발됐으며, 이중 삼성과 롯데 계열사가 각각 3회씩 위반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지난 5월 10일 발표한 2011년 동반성장지수 평가대상 56개 대기업 중 22개 기업이 최근 3년간 총 26회의 불공정하도급 위반으로 적발됐으며 특히 ‘양호’ 등급을 받은 20개 기업 중 롯데건설, GS건설 등 절반인 10개 기업이 총 13회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동철 의원은 “ 불공정하도급거래 관행이 개선되지 않은 채 겉으로 보기에 상생협력하는 것처럼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규모 보다 대기업이 인센티브로 얻는 이익만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대기업이 성과공유제 시행을 위해 재원을 출연하면 이 금액의 7%만큼 법인세를 깎아주고 동반성장지수도 가점을 주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정부의 R&D 예산이 대기업과 특정 중소기업에 집중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제남 진보정의당 의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기업을 대상으로 한 국가 R&D사업의 투자가 대기업은 847% 증가한데 비해 중소기업은 20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이 국가과학기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10년간 기업이 수행한 국가 R&D사업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투자추이’를 분석한 결과, 2002년부터 2011년까지 10년간 10년간 대기업의 R&D사업 투자증가율이 중소기업보다 4.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을 대상으로 한 국가 R&D사업의 대기업에 대한 투자는 2002년 1463억원에서 2011년 1조3861억원으로 847% 증가한 반면, 중소기업은 2002년 6126억원에서 2011년 1조8469억원으로 201%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식경제부의 2002년부터 2011년까지 기업대상 R&D사업 투자추이를 보면, 2002년 937억원에서 2011년 7984억원으로 752% 증가한 반면, 중소기업은 4033억원에서 2011년 1조1509억원으로 185% 증가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비해 10년간 증가율이 4.1배 높다. 김제남 의원은“중소기업이 대기업을 상대해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술력을 키워야 한다”며 “R&D사업이 중소기업의 기술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정부는 중소기업에게 집중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일표 새누리당 의원은 “ 공공기관의 동반성장 체감도가 2·3차 협력기업에까지 원활하게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며 “지경부 산하 공기업에서도 R&D와 일감을 특정업체에 몰아주는 사례가 있는 만큼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지경부는 한해 R&D 예산으로 4조7000억원을 사용하며, 중소기업 지원을 늘려가고 있고, 산하 공기업의 중소기업 지원을 유도하기 위하여 동반성장 이행 평가를 실시하고 있으나, 공기업-중소기업간 불공정행위가 확인되는 등 성실히 일하는 중소기업이 지원을 받도록 반칙과 불공정행위가 근절되는 시스템 구축”을 제안했다.


전력신기술, 심사·운영 제도적 허점 수두룩
노영민 의원 "잦은 사고에 금품수수, 로비의 온상"

노영민 의원(민주통합당)은 전력신기술제도가 철저한 사전 검증없이 지정되면서 시공현장에서 많은 인명사고를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 의원에 따르면 “ 신기술 지정 과정에 대한 제도적 결함과 현장에 부합하지 않는 공사 강행으로 잦은 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전력신기술제도가 채택을 위한 뇌물과 금품수수, 로비의 온상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 의원은 “전력신기술 지정 심사는 현장실사 단계도 없이 업체가 제출한 서류만 갖고 단 1회만 심의하고 있다” 며 “건설신기술, 환경신기술 등 타 업종 신기술은 통상 현장조사와 제품 확인을 포함해 3~4차례 심의를 통해 지정하는 사례와 비교할 때 매우 허술하다”고 지적했다. 노 의원은 “서류를 통해 1회만 심사하는 제도적 결함 때문에 심사위원에 대한 로비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 심사위원 구성도 이해 당사자인 전력신기술협회가 참여하고 있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고 지적했다. 노 의원은 전력신기술의 비합리적인 운영도 지적했다.
노 의원은 “신기술을 갖고 있는 업체는 수백에서 천억원 가까이 독점적인 수익을 실현하고 있으며, 현장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적용되는 등 한전은 원가절감만을 목적으로 전력신기술 시공을 고집하면서 악용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명 다한 원전 계속 증가 폐로기술 하루 빨리 습득해야"

앞으로 수명을 다하는 원전이 계속해서 발생하는 만큼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폐로 기술을 축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부좌현 민주통합당 의원은 “ 2008년 지경부 고시에 의하면 핵발전소 1기당 폐로 비용은 3251억원으로 나왔는데, 당장 월성1호기를 폐로 한다면 얼마 정도의 비용이 들어가고, 실제 기간은 얼마나 소요되는지 정확한 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 의원에 따르면 “월성 1호기와 같은 노형인 캐나다의 ‘젠틀리2호기’는 1983년에 상업운전을 시작해 올해 12월 28일 폐로하기로 확정됐다”며 “이 원전의 운영자인 ‘하이드로 퀘벡사’ 가 폐로 비용으로 18억 달러, 원화로 환산하면 2조원 이상, 기간은 2062년까지 50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발표했다”고 밝혔다.
부 의원은 “ 수명이 불과 한 달 밖에 남지 않은 월성 1호기는 안전성에 대한 확증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아직 수명연장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 안전성이 의심되는 원자력발전소의 수명연장을 위해 애쓰기보다 폐로 경험 축적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부 의원은 “현재 운전 중인 원자력 발전소의 설계수명 만료시기가 2020년에서 2029년 사이에 10기가 몰려 있어 더 이상 폐로 준비를 늦출 수 없다”며“ 월성 1호기 뿐 아니라 월성 2, 3, 4호기의 폐로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젠틀리 2호기의 폐로와 관련된 상세 자료들을 캐나다 원자력안전위원회를 통해서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