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위 강석호ㆍ조현룡, 재정위 나성린ㆍ이한성 의원
국토위 강석호ㆍ조현룡, 재정위 나성린ㆍ이한성 의원
“무한 출혈경쟁… 시공품질ㆍ中企 재정악화 등 초래”
19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서는 가격중심의 계약제도로 불리는 ‘최저가낙찰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 제시가 지속됐다.
지난해 18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에서도 최저가낙찰제 대상 공사를 현행 300억원 이상에서 1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하려는 정부 정책이 지역 중소건설사의 부도 확산 및 부실시공 문제 등을 초래할 수 있어 철회해야 한다는 비판이 이어진 바 있다.
17일 새누리당에 따르면 국토해양위 강석호ㆍ조현룡 의원과 기획재정위 나성린ㆍ이한성 의원 등은 이번 국감에서 최저가낙찰제에 따른 폐해를 지적하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건설시장 양극화 문제부터 부실시공 및 근로자 업무 숙련도, 하자처리 미흡 등의 문제가 잇따르면서 무한출혈 경쟁을 방지할 대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앞서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박근혜 대선 후보의 건설산업 활성화 분야 공약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제도개선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토위 “품질저하ㆍ잦은 계약변경 등 근본원인 해결해야”
국토위 여당 간사를 맡은 강석호 의원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업장의 부실시공 확대 원인을 ‘최저가낙찰제’로 지목했다.
강 의원에 따르면 2008년~2010년 3년간 LH가 최저가낙찰제로 발주한 공사의 낙찰률은 2008년 124건 73.7%에서 2009년 82건 69.9%, 2010년 29건 69.4%로 해를 거듭해 낮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지하수위, 방수 등에 대한 검토 미흡부터 설계도면이나 설계기준에 못 미친 부실시공으로 지하주차장과 옥상 등에 누수가 발생하는 등 부실시공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게 강 의원의 설명이다.
강 의원은 “최저가낙찰로 인해 사업의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져 입주자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면서 “제도 개선을 통한 부실시공 방지 및 하자보수 문제 해결에 노력해달라”고 강조했다.
LH 공사의 하자율은 2006년부터 2011년까지 평균 △창호 7.9% △누수 7.2% △가구 6.4% △결로 5.4% 수준으로 집계됐다.
조현룡 의원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최근 3년간 최저가낙찰제로 발주한 공사에서 총 55번에 걸친 계약변경으로 222억원 가량을, 한국도로공사는 90번의 계약변경으로 66억원 규모의 예산을 낭비했다는 문제를 지적했다.
조 의원은 “잦은 계약변경의 근본 원인은 최저가낙찰제”라며 “공사를 따내려고 턱없이 낮은 가격으로 낙찰을 받은 후, 공사 진행 과정에서 계약변경으로 추가적인 공사비용을 받아내는 편법을 쓰다 보니 이 같은 문제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무리한 공사 원가 절감은 근로자의 장시간 노동 요구 및 품질 저하, 저가자재 사용, 저숙련공 투입, 저가하도급, 안전사고 발생 등의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어 유럽 등 선진국에서 선행하는 ‘최고가치낙찰제’를 도입하는 등 근본적인 해결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재정위 “중소건설사 위기 심화… 최고가치낙찰제 도입해야”
재정위 여당 간사인 나성린 의원은 조달청의 최저가낙찰제 대상 공사 확대방침 철회를 주장했다.
대형건설사의 시장 점유율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중소건설사의 위기가 더 심화된 데 따른 지적이다.
나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상위 10개 대형건설사는 45조3762억원 규모의 공공공사 낙찰을 받아 턴키ㆍ대안입찰시장의 78%, 최저가낙찰제시장의 40%를 점유했다.
금액으로는 턴키ㆍ대안입찰 31억1327억원, 최저가낙찰제 14조2435억원 수준이다.
나 의원은 “상위 10개 대형사가 턴키ㆍ최저가 시장을 60%나 점유하는 등 건설시장 양극화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조달청이 최저가낙찰제를 확대(300억→100억)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는데, 그렇게 되면 지역 중소건설업체는 연간 7100억원의 수주 감소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상위 10위 대형건설사가 2009년부터 2012년 상반기까지 최저가낙찰제를 통해 낙찰받은 금액은 업체당 평균 1조4200억원, 중견사 및 중소기업 110개사는 평균 1933억원으로 추정됐다.
나 의원은 현재 박근혜 대선 후보의 공약을 완성하는 ‘국민행복추진위원회’에서 민생경제분야 실무단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건설업계와 최저가낙찰제 폐지 등에 대한 간담회를 개최해 건설분야 정책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이한성 의원은 최저가낙찰제가 중소건설사의 무한출혈경쟁을 유발시켜 경영악화 및 부도 등의 위험을 높인다는 문제를 꼬집었다.
이 의원은 “최저가낙찰제를 시행할 때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공사를 발주하면 품질이 떨어지거나 납품업체의 재정을 악화시켜 완공이나 납품도 못하게 하는 부작용이 일어나게 된다”면서 “선진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최고가치낙찰제’ 도입을 검토해야한다”고 제안했다.
한형용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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