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 도로점용료 인상을 담은 도로법 시행령 개정을 앞두고 전기·통신·가스 등의 관련 사업자들이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전력공사(사장 김중겸), 도시가스협회(회장 이만득), 가스공사(사장 주강수), 지역난방공사(사장 정승일), 대한송유관공사(사장 이금복), 통신사업자연합회(회장 이석채) 등 6개 기관은 15일 국토해양부가 추진하고 있는 도로법 시행령 개정(안)이 서민물가 불안을 야기하고, 지중화 촉진이라는 기존 정책과 모순된다며 즉각 철회를 주장했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그동안 정액제로 부과되던 지하매설물에 대한 점용료가 지가와 연동하는 정률제로 변경돼 점용료가 30%가량 인상된다.
이들 기관들은 도로법 시행령이 개정될 경우 약 1753억원 내외의 막대한 점용료를 부담하게 돼 결국 가스, 열, 유류, 전기·통신 등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서민물가 상승을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기·통신사업자의 경우 지하 관로 구축비용이 공중선보다 10배 이상 높지만 그동안 도시미관 개선과 교통안전 등 공익을 위해 전기·통신선의 지하 매설을 적극 추진해 왔던 터라 지중화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업계 관계자는 “관로 점용료를 30%나 인상한다면 공중선 중심의 망 구축 방식으로 회귀할 수밖에 없어 공중선 지중화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가스업계 관계자도 “매년 지속적으로 지가가 상승하면서 공공요금도 상승해 서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중대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간 점용료가 38%나 인상된 상황에서 최근 3년간 표준 공시지가 인상분인 3%의 무려 10배에 이르는 점용료 인상을 재추진 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본 동경의 경우 공중선을 지중화하거나 신규로 지중에 설치한 관로 등 설비에 대해서는 도로점용료의 90% 가량을 감액하고 있고, OECD 주요국의 경우도 도로점용료를 부과하지 않는다”며 “국토부의 이번 도로법 시행령 개정(안)은 공공서비스 요금 인상을 초래하고, 도시미관 정비 등을 위한 지중화 정책에 역행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개정안의 주요 내용 중 하나인 도심을 지나는 전선과 통신선에 대한 도로점용료 부과조항은 전력설비 운영에 과도한 부담을 준다는 이유로 2년간 유예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