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시설공단의 ‘전관예우’가 심각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국토해양위 박기춘 민주통합당 의원은 11일 열린 철도시설공단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기준 시설공단이 발주한 1915억원 규모의 설계 등 용역사업에서 공단 주요 간부들이 재취업한 상위 4개사가 852억원(45%)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상위 4개사가 전체 발주금액 785억원 중 392억원(50%)을 수주했다.

　박 의원은 “공단 퇴직자들은 공단 입찰에 참여하는 민간업체에 VVIP급 대우를 받으며 대부분 사장급으로 재취업한다”면서 “공단 퇴직자 한 명을 모시기 위해 스카우트 비용, 연봉, 활동비까지 합쳐 연간 5억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된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이 이날 공개한 ‘공단 퇴직자 재취업 현황(올 9월 말 기준)’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철도시설물 건설ㆍ관리 업계 14위였던 A사는 지난해 말 시설공단 사장 출신 인사를 영입한 뒤 3위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46억원(2.42%)이던 수주액이 올 9월 현재 120억원(15.3%)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전관예우를 막을 수 있도록 현재 임원급만 재취업을 금지하는 것을 처장급 이상 주요 간부 퇴직자들에게까지 적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효대 새누리당 의원도 이날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대한 국감에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공사 1급 이상 고위직 퇴직자 25명이 민자역사 임원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며 재취업 문제를 질타했다.

　한편, 이날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김광재 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의 ‘국회 폄하’ 발언을 놓고 사과를 요구했다.

　박수현 민주통합당 의원은 국감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김 이사장이 지난 8일 월례 조회에서 “이사장이 직원에게 ‘야당의원에게 내부 자료를 주는 이유가 뭐냐. 그런 직원이 있으면 솎아내야 한다’는 말을 했다”면서 “이는 국회를 깎아내리고 국감의 취지를 무시하는 반민주적 망언”이라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수서발 KTX 제2운영사업자 선정안’에 대한 자료 제출 요청과 관련해 ‘관련 내용이 내부에서 빠져나간다는 것은 한심한 일’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이사장은 “비공식적인 자료 제출이 잦은 것에 대해 지적하는 과정에 감정적으로 그런 발언이 나왔다”면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주승용 국토해양위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국정감사 이후 여야 간 협의를 통해 후속조치를 논의하기로 했다.

한형용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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