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친환경건축물 인증(LEED)에 외화 낭비”

28건 인증에 14억원 지불…우리 실정 맞는 제도정비 필요

　최근 친환경 인증제도에 대한 국내 수요가 늘어나면서 미국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도인 LEED 인증 획득에 많은 비용이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토해양부가 최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조현룡 의원(새누리당)에 제출한 국감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미국 LEED 인증을 받기 위해 국내 건설업체 등이 미국그린빌딩협회(USGBC)에 지불한 비용이 2009년 이후 1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업체들은 서울 삼성동 코엑스,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 서초동 삼성물산 사옥, 인천 송도 컨벤시아센터 등 모두 28건의 LEED 인증을 획득했으며 이 과정에서 2011년 7억5561만원, 2012년 5억3474만원 등 총 13억7121만원을 지출했다는 것이다.

　LEED 인증 비용은 건물 규모와 인증 종류에 따라 다른데 건물디자인과 시 공 부문 인증을 받는데는 건물 규모별로 최소 1000만원에서 최대 7000만원이 소요된다. 또한 인증비용 외에도 미국산 자재나 미국 정부의 친환경인증을 받은 재료를 사용하면서 절차상 추가비용이 발생하고, 인증비와 별도로 LEED 인증을 받기위한 컨설팅용역이 수반돼 집계치 이상의 비용이 투입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조현룡 의원은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도는 국내에서도 운용하고 있지만 국내 인증제도는 현실적으로 건축시장에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면서 단순히 취득세나 재산세 감면 수단으로 전락한 모습”이라며 “이런 와중에 친환경건축물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미국의 인증제도가 건축물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심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건축물에 LEED 인증을 그대로 적용하는데 무리가 있는데도 그저 선진국 제도가 국내 제도보다 낫다는 선입견 때문에 앞으로도 외화 낭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조 의원은 “미국의 자연환경과 문화적 특성에 맞게 개발된 LEED가 평가항목에서 국내 실정과 맞지 않는 부분이 상당수 있다”며 “국토부는 현재 운용하고 있는 국내 친환경인증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정운기자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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