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 공공기관들이 적극 나서고 있다.
일부 공공기관들의 경우 RPS공급의무기관들과 함께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직접 신재생에너지설비를 설치하기도 하지만, 건물과 유휴부지만 임대하는 경우도 많다.
공공기관의 유휴부지는 인기가 많은데, 민간 소유의 토지와 비교해 장기간 안정적인 임대가 가능하고, 임대료도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이다.
특히 태양광의 경우 가중치가 1.5인 건물 등 시설물의 경우에는 RPS공급의무기관들뿐만 아니라 민간 사업자들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태양광 시스템사업자들 중에는 지자체와 공공기관 소유 건물만 다니며 영업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민간건물의 경우 건물주가 바뀔 경우 법률적으로 보장이 안 되고, 금융권으로부터 파이낸싱을 일으키는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신재생에너지보급 확대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지자체 및 기관들의 노력과 함께 민간에서 건물 옥상과 폐도로, 각종 시설 등을 활용해 신재생에너지설비를 구축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짚어봤다.

◆서울시
서울시는 ‘에너지 수요 절감+신재생에너지 생산 확대’를 주요 골자로 한 ‘원전 하나 줄이기 종합대책’을 수립했다. ‘원전 하나 줄이기 종합대책’의 핵심 사업으로는 ▲태양광을 이용한 햇빛도시 건설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 ▲건물 에너지효율 향상 등이 있다.
서울시는 서울 전체 주요 건물 옥상과 지붕에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고, 자치구 별로 1곳의 에너지 자립마을을 조성할 계획이다.
우선 서울시는 공공청사 옥상 등을 태양광 발전사업자에게 낮은 비용으로 제공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공공청사의 옥상과 아리수센터 등의 공간을 활용해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도록 8곳을 태양광 발전사업자에게 시범사업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에는 모두 67만동의 건물이 있으며, 총 지붕 면적이 서울시 면적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102.6 ㎢에 달한다. 한화와 OCI가 각각 100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서울에 2014년까지 설치키로 서울시와 MOU를 체결했으며, 최근엔 한국수력원자력이 서울시와 태양광발전, 소수력 발전, 연료전지 등 모두 160MW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공동개발 사업에 착수키로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한수원은 2015년까지 차량기지, 물재생센터 등 시 산하 공공시설에 7900억원을 들여 연료전지, 태양광 및 소수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할 계획이다.

◆도로공사
도로공사는 미활용 도로와 휴게소를 활용해 태양광발전설비를 설치하고 있다.
2011년 9월 한국도로공사법을 개정하고, 10월에는 남동발전과 폐도활용사업 공동사업수행 협약서를 체결했다.
또 올해 2월에는 한국도로공사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3월에는 폐도활용사업 주주협약을 남동발전·FI와 체결, 고속도로 태양광발전이라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했다. 이 사업은 폐도, 고속도로 휴게소 주차장 및 건축물 등 50만㎡의 부지에 25MW의 설비를 설치하는 것이다.
폐도로는 기존 도로를 확장하거나 변경할 때 못쓰게 된 땅을 말하며 가중치는 1.0이다. 1단계 사업은 10월 중에 시작돼 12월 준공할 예정이다. 용량으로는 13MW다.
2단계는 2014년까지 12MW 규모의 설비를 구축하게 된다.
총사업비는 695억원이 투입되며, 도로공사는 지분 참여를 통해 60억원을 투자한다.
휴게소와 도로자산 등 자산임대형 사업은 지난 5월 사업자모집공고를 하고, 8월에 사업자를 선정했다. 영암휴게소와 서안동 IC 녹지대 등 3개 부지에 약 2.7MW 규모로 입찰이 나왔으며, 한화솔라에너지와 탑인프라가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민간이 건설해 15년간 운영한 후 기부채납 하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이 사업 역시 9월에 착수돼 12월 준공될 예정이다.

◆철도시설공단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전국의 승강장 및 차량기지 지붕, 사토장 등 566곳의 철도시설을 활용해 태양광 발전 개발사업을 추진한다.
철도공단이 제공하는 철도시설물에 사업주관자가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고, 생산된 전력을 한전과 에너지관리공단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20년간 운영하게 된다. 이 기간 동안 철도공단은 철도시설 사용에 대한 대가로 약 200억원의 점용료 수입을 신규로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철도시설공단은 지난 9월 역사 승강장 지붕(60곳), 3개 차량기지 지붕 및 주차장, 사토장 (4곳) 등 철도시설 67곳을 활용해 총 17MW의 발전시설을 설치하는 태양광 발전 개발사업 주관자로 동부건설 컨소시엄을 선정하기도 했다. 사업기간은 설치 후 20년이며, 이 기간 동안 철도시설공단은 약 65억원의 점용료를 받게 된다.
또 철도 승강장 지붕은 기존 시설물로 가중치 1.5가 부여돼 사업성도 좋다. 아울러 역사 승강장 지붕 등 기존 시설물에 태양광을 설치할 경우는 모듈 설치를 위한 지면 토목 기초공사비의 절감도 가능하고, 준공 후에도 유지관리가 쉬워 관리비용도 아낄 수 있다.
철도공단으로서도 새롭게 설치해야 할 시설물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는 경우 철도시설물 건설비를 사업주관자가 분담토록 함으로써 철도건설비 일부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
철도공단은 또 전국에 있는 철도폐선부지도 태양광발전설비 설치를 위해 임차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강원철도솔라(SPC)에 충북단양군 매포읍 일대의 철도폐선부지를 임차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서울시 서남물재생센터 서남환경
서울시로부터 물재생(하수처리)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는 서남환경(대표 배민호)은 태양광 임대사업뿐만 아니라 소화가스열병합발전사업과 바이오가스 차량연료화 사업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사업을 펼치고 있다.
하수처리 시설 위에 설치된 1.3MW 규모의 태양광발전설비의 경우 서남환경은 장소만 빌려주고, 중부발전 서울화력발전소가 운영을 맡고 있다.
또 서남환경은 소각 과정에서 발생한 가스를 활용해 바이오가스 차량연료화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연간 5만3800대에 달하는 차량이 이용할 수 있는 가스를 생산해 버스와 택시 등에 공급하고 있다.
아울러 처리장 내 연료로 쓰고 남은 잉여소화가스를 이용해 외부 지역난방연료료 활용함으로써 열병합발전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약 200억원이 투자되는 이번 사업을 통해 4MW가량의 전기를 생산하게 되며, 약 20년간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서남환경은 방류구의 낙차를 이용한 소수력발전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