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동서발전 신임사장 후보가 3명으로 압축된 가운데 과연 누가 CEO에 낙점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동서발전 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 19일 서류심사와 21일 면접을 거쳐 응모자 12명 중 장주옥 한전 해외사업본부장, 주성철 동서발전 전 기술본부장, 허엽 한전 전 개발사업본부장 등 3명을 사장후보로 추려냈다.(이상 가나다 순)
동서발전 사장부임은 과거사례로 비춰볼 때 한전 출신이 절대적인 강세를 나타냈었다.
초대 CEO인 이상영 사장부터 이용오 2대 사장, 정태호 3대 사장, 이길구 현 사장에 이르기까지 한전 임원급이 동서발전의 수장에 모두 올랐었기 때문이다.
다만, 동서발전은 모회사인 한전이 아닌 정부로부터 경영평가를 받는 시장형 공기업으로 전환됐다는 점에서 내부발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최종후보 명단에 오른 장주옥 씨는 어떤 카드를 내밀어도 명분이 확실한 ‘꽃놀이패’를 갖고 있다.
장 씨는 2001년 한전에서 발전부문이 6개 자회사 형태로 분리된 이래 동서발전에 몸담아왔다. 1995~1998년 한전 호주법인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동서발전 연료팀장, 기획처장 등을 역임했다. 2009년에는 한전으로 스카우트 되는 등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한전에서도 브레인으로 통하는 장 씨는 자원개발팀장, 해외자원개발처장을 거쳐 현재 해외사업본부장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주성철 씨는 ‘기술’에 관한 한 타의추종을 불허한다는 게 중론이다.
건설처장, 울산화력본부장, 당진화력본부장, 발전처장, 기술본부장을 요직을 맡으면서 누구보다 동서발전이 보유한 설비특성 등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다. 발전설비 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꾼 ‘운전·정비관리시스템(POMMS)’도 주 씨의 진두지휘 아래 개발됐다. 주 씨는 평소 인화단결을 강조하는 스타일이다. 카리스마도 돋보인다. 안정적 전력공급이 강조되는 사회분위기도 주 씨에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허엽 씨는 기술과 사무분야를 두루 섭렵했다는 게 강점이다.
한전 의정부전력소 변전부장 출신이면서 사장 비서실장을 역임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나중에는 본사 배전운영처장, 건설본부장 등도 두루 경험했다. 학연·지연·혈연에 결코 자유롭지 못한 국내 최대 공기업에서 ‘비주류(제주 출신)’의 약점을 극복하고 전무 자리에 오른 내공도 남다르다. 이는 허 씨가 권위의식을 앞세우지 않는 덕장(德將) 스타일이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주변 평판도 꽤 좋다.
이 3명 가운데 영예는 단 1명에게만 돌아간다.
전력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상도 출신을 사실상 우대했던 MB정권의 인사스타일과 상관없이 이 3명은 모두 비영남권 출신이기에 우열을 가리기 더욱 힘들다”며 “이번에는 딱히 낙점인사도 없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동서발전 신임사장은 내달 28일 취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