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부처 세종시 이전 본격화에 건설단체들 고심

　건설단체들, 기존 충남도회서 세종시 업무 겸직

　총리실을 시작으로 한 정부부처의 세종시 이전이 본격화되면서 건설단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일단 충남지회에 세종시를 맡기되 시회 신설은 회원사 동향을 지켜보자는 게 중론이다. 다만 건설 관련 핵심정책 부처에 조달청, 발주기관까지 밀집된 지역 특성상 본회 기능을 분담할 지회나 충남도회의 기능강화는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설비건설협회는 지난 18일 ‘제47회 임시총회’에서 협회의 대전·충남도회를 대전·세종·충남도회로 개편하는 내용의 정관변경안을 의결했다.

　세종시 소재 회원사에 대한 서비스를 대전·충남도회에 맡기기 위한 근거조항 정리작업이다.

　시도회 명칭을 내부 정관에 나열하지 않은 건설단체들은 내부지침 등을 고쳐 위임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는 현 충남도회를 충남도회·세종시회로 바꾸는 명칭사용 건을 승인했고 전문건설협회도 최근 지침을 시행해 충남도회에 세종시 관련 업무를 맡겼다.

　건설기술인협회도 세종시에 거주하는 건설기술인들에 대한 증명발급 등의 서비스를 현 대전지회에 맡길 계획이다. 한국기술사회 역시 9개 지회 중 중부기술사회에 세종시 업무를 위임할 예정이다.

　16개 광역시도별 건축사회 밑에 114개 시군구별 지역건축사회를 운용하는 대한건축사협회는 기존 연기지역 건축사회를 세종시회 건축사회로 개명하는 현판식을 가졌다. 16개 시도와 동일한 특별자치시 위상을 고려해 17개 시도회로의 개편방안도 검토 중이다.

　건축사협회 관계자는 “내년 3월 정기총회 때 세종건축사회를 신설하는 방안을 상정해 논의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나머지 건설단체들은 세종시회 신설이 아직 시기상조란 분위기다. 세종시에 주된 사무소를 둔 회원사가 늘어나고 이들 회원사들이 지회 신설을 요청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문건설업체만 해도 시도회를 신설하려면 지역회원이 500~600개는 돼야 하지만 현 세종시 소재 전문업체는 100개 내외에 머문다.

　전문건설협회 관계자는 “5~6년 정도는 있어야 별도 시도회 신설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2030년 완성 목표의 세종시 특성상 앞으로 건설물량이 계속 쏟아지고 지역건설업 보호책까지 작동하면 건설사 수가 빠르게 불어나고 지회 신설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민관간의 갑을관계도 변수로 꼽힌다. 정부부처를 상대로 회원사 권익을 실현해야 하는 단체 특성상 세종시 출장이 잦을 수밖에 없고 결국 세종시 소재 회원사 요구에 앞서 전체 회원사의 권익 신장을 위해 시회를 조기신설해 정책 관련 핵심지회나 제2의 본회 역할을 맡겨야 할 형편이기 때문이다.

　올해 말까지 이전할 부처만 해도 건설정책을 총괄하는 국토부에 더해 공공계약제도와 예산을 거머쥔 기획재정부, 담합·원하도급관계를 규율하는 공정거래위원회, 환경시설을 전담하는 환경부 등 6개 핵심부처다. 대전 등 인근지역에 앞서 자리를 잡은 조달청, 철도시설공단, 한국수자원공사와의 업무협력 필요성도 한몫할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건설단체의 한 관계자는 “회원사의 이익이 걸린 사안을 정부 대상으로 관철해야 하는 건설단체로선 정책인력이 상주하면서 본회의 정책기능을 분담할 지회 필요성이 증대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이런 사정은 회원업체들도 마찬가지이며 민관간 갑을관계가 존속하는 한, 건설단체나 업계의 세종시 일대 지사 강화나 지회 신설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국진기자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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