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개사 평균 7028억…작년말보다 444억원↑

　10대 건설사는 1조5207억원으로 1110억원 줄어



　건설업 위기를 가속화할 뇌관으로 꼽히는 100대 건설사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지급보증 잔액이 올해 상반기 다시 늘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상 공시된 2012년 시공능력평가액 100위권 54개 건설사의 6월말 기준 PF 지급보증 평균 잔액은 7028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시평 100위권 67개사의 평균 잔액(6584억원)보다 444억원(6.8%)이 늘었다.

　시평 100위권 건설사의 지급보증 잔액은 PF발 위기가 대두된 2010년말(68개사 기준) 업체당 7950억원에 달했지만 작년 9월(53개사) 7890억원, 작년 말(67개사) 6584억원으로 줄곧 감소했다. 반면 올해 3월말(54개사) 7035억원으로 불어났고 6월말에도 7000억원대를 유지했다.

　다만 상위 10대사의 PF 지급보증 평균 잔액은 2010년말 2조370억원, 작년 9월 1조7781억원, 작년말 1조6317억원에 이어 올해 상반기(1조5207억원)에도 계속 줄었다. 지난 3월말 평균액(1조5165억원)과 비교한 6월 잔액만이 0.3% 늘었다.

　건설사별로 보면 54곳 중 16곳의 잔액(작년 말 대비 올해 상반기)이 늘었고 34곳은 감소(4곳은 동일)했다.

　잔액이 증가한 곳은 GS건설(작년말 1조9512억→상반기 2조2170억원), 롯데건설(2조6139억→2조6940억원), 두산중공업(1조3986억→1조4938억원), 금호산업(1조7804억→1조8078억원), 태영건설(1459억→2433억원), 계룡건설산업(4674억→4705억원), 현대엠코(5035억→5427억원), 한신공영(1635억→2055억원), 한양(1999억→2319억원), 삼환기업(2036억→2421억원), 현대중공업(800억→952억원), 신세계건설(2723억→3233억원), 이수건설(1200억→1387억원), 동원개발(200억→250억원), 효성(2646억→2658억원), 일성건설(240억→330억원)이다.

　워크아웃·법정관리 중인 잔액 증가업체가 3곳(금호, 삼환, 이수)뿐이므로 PF사태 악화로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올해 상반기 주택건설 인허가면적이 35.3% 불어나면서 사업성이 높은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세종시 등 일부 지방권 아파트와 관련한 대형사들의 지급보증이 늘어난 결과란 설명이다.

　작년 저축은행 사태를 계기로 PF문제가 불거진 후 주택사업 관련 PF가 전면 중단되고 100대 건설사의 지급보증액도 감소했을 것이란 통념과 사뭇 다른 결과다. 뒤집어 보면 입지·상품가치가 있는 사업의 금융조달 숨통은 여전히 틔여져 있다는 의미라고 건설단체는 설명했다.

　반면 100위권 내 워크아웃·법정관리 중인 26곳 중 5곳의 상반기 PF 지급보증 잔액이 제외(미공시)됐고 재건축·재개발, 중도금 대출보증도 배제한 탓에 실제 지급보증 잔액 규모는 훨씬 크고 상환기한이 속속 도래하면 건설업계의 경영위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최원철 한양대 건축학과 교수는 “현 PF문제의 본질은 사업성 있는 신규 PF가 아니라 기존에 물린 사업의 해소 길이 막막한 점이며 용산역세권사업의 디폴트설이 나도는 등 위기가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가 업계에 확산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100위권 54개 업체의 올해 상반기 전체 PF 지급보증 잔액만 해도 2010년말(68개사 기준 총액-54조628억원)에 비해 16조원 이상 줄었지만 여전히 37조9536억원(올해 상반기)에 달한다. 유일한 해결책인 부동산경기 회복 기미가 요원한 가운데 이들 보증액이 부실화되고 상환기한이 속속 도래하면 건설업 부도 도미노가 재발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빈재익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동산경기 회생 외엔 민간건설사의 PF 문제를 풀 대안이 마땅치 않은 데다 대선까지 다가오면서 정부, 정치권마저 골치아픈 PF 문제를 차기정부에 넘기자는 기류가 강해지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차기정부는 출범 첫해부터 PF부실이란 큰 짐을 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PF 지급보증 잔액 상위업체-대우건설(2조9164억원), 롯데건설(2조6940억원), GS건설(2조2170억원), 금호산업(1조8078억원), 한화건설(1조6953억원), 현대건설(1조6838억원), 두산중공업(1조4938억원), 우림건설(1조4390억원), 동문건설(1조1937억원), 남광토건(1조1617억원), SK건설(1조566억원), 한라건설(1조404억원), 포스코건설(1조57억원), 대림산업(9892억원), 풍림산업(9563억원)

김국진기자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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