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 관련 민간기관인 ‘한국공정경쟁연합회(이하 연합회)’가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연합회가 운영하는 공정거래법 전문연구과정이 공정위와 대기업, 대형 법무법인(로펌) 간의 ‘사교클럽’으로 전락했다는 비판 때문이다.

　연합회는 기업의 공정경쟁 역량 강화를 위해 1994년 11월 공정거래위원회의 설립·인가를 받은 국내 유일의 공정거래 전문기관이자, 사업자들이 스스로 만든 순수 민간조직이다. 특히 연합회 산하 시장경제교육원은 국내 공정거래 관련 교육의 대부분을 담당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회장은 공정위 출신이 주로 맡고 있으며 임원진은 주요 대기업 임원 5명과 사업자단체 임원 2명 등 7명으로 구성돼 있다. 김종선 현 회장은 공정위 규제개혁단장 출신이고 임기는 내년 2월까지이다. 차기 회장으로는 공정위 상임위원 출신인 A씨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합회가 새삼 주목을 받은 것은 이달 3일부터 시작된 ‘제2기 공정거래법 전문연구과정’ 때문이다. ‘공정거래법과 공정경쟁’이란 주제로 진행되는 총 10주짜리 교육과정이다. 대기업과 대형 로펌의 공정거래 담당자는 물론이고 공정위 실무 과장도 교육생으로 참여한다. 총 50여명 규모다. 강사진은 화려하다. 우선 공정위 사무처장을 비롯해 경쟁정책국, 소비자정책국, 시장감시국, 카르텔조사국, 기업협력국을 책임지는 국장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여기다 대법원 부장판사, 대형 로펌 변호사,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진용을 갖추고 있다. 공정위 업무 관련 내용은 해당 실무 국장들이 맡고 나머지 공정거래법 판례연구와 공정거래형법, 사례 실무 등을 나눠 맡는 식이다. 10주 교육기간 중반부에는 제주도로 2박3일 일정으로 ‘블록 세미나 및 워크숍’을 떠난다. 수강료는 300만원이다.

　이 과정을 수강 중인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교육 커리큘럼과 강사진, 수강생 구성을 봤을 때 기업과 로펌의 공정거래업무 담당자라면 절대 놓쳐서는 안되는 매력적인 과정”이라며 “공정위 국장·과장들과 이렇게 가깝게 얘기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고 귀뜸했다.

　이와 관련해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농림수산식품위원회·경북 군위의성청송)은 “업체들의 법규 인식 미비를 보완해 사전적으로 공정거래법규 준수를 유도하기 위한 교육과정이라기보다는 유착관계 형성을 위한 사교클럽 성격이 더 강한 것이냐”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공정위 간부들의 외부교육이나 강연은 모두 89건, 강연료는 3400만원이었다. 하지만 올해 6월까지 강연 건수와 강연료를 보면 총 73건, 3400만원으로 반년만에 이미 작년 수준과 같아졌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위가 기업들의 공정거래 확산과 역량 강화를 위해 교육과정에 강사로 참여하는 것은 필요하다”며 “강연료의 경우 50만원을 넘지 않도록 엄격하게 상한선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형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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