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에서 전력거래소 등을 상대로 추진했던 초대형 소송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한전은 지난달 28일 전력거래소 등에 4조4000억원짜리 손해배상을 청구한다고 발표했으나, 정부의 제동과 여론악화 등으로 한발 물러선 상태다.
지식경제부는 이틀 뒤인 지난달 30일 김중겸 한전 사장에게 보낸 공문에서 “손해배상 소송제기, 결제대금 감액을 중지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같은 지시에 불복할 경우 지경부는 한전을 대상으로 감사에 나설 태세다.
지경부는 경우에 따라 담당자들의 문책을 요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여론도 한전에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한전이 ‘집안싸움’이나 다름없는 발전자회사간 수익조정문제를 적법한 절차 속에 슬기롭게 풀지 않고, 초대형 소송추진이란 극단적 형태로 비화시켰다는 이유에서다.
한전으로선 이래저래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급기야 김중겸 한전 사장의 중도퇴진설이 급속도로 퍼지기도 했다.
4조4000억원짜리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지불할 비용도 만만치 않다.
국고에 귀속되는 인지대금만 해도 154억7000만원으로 추산된다. 변호사 수임료도 따로 내야 한다.
그러나 한전은 상징적 의미로 소송금액을 대폭 낮춘 채 손해배상 소송을 재추진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향후 계획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아직 끝난 게 아니다”라면서 더 이상의 언급을 자제했다.
한편 한전은 “전력거래소와 비용평가위원들의 부당하고 편향적인 업무처리로 4조40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며 “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며 결제대금도 발전자회사에 대해선 일부 감액할 예정”이라고 지난달 28일 공식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