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민간 포함된 총괄반 구성 활동 본격화



　차기정부 집권 5년간 건설정책을 좌우할 청사진 마련 작업이 본격화됐다.

　청사진은 공생발전위원회의 동반성장 등 혁신과제와 과거 건설산업선진화대책의 생산체계 등 미완결 과제, 최근 대두된 복지·서민과 연계한 건설물량 창출책, 저가낙찰 지양, 해외진출 활성화 등의 현안 위주로 짜여질 것이란 관측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토해양부는 ‘제4차 건설산업진흥기본계획(2013~2017년)’ 마련을 위한 총괄반(민간 10명, 정부 5명 등 15명)을 꾸리고 오는 11일 회의에서 계획수립 방향을 정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앞선 1차 회의(8월27일) 때 수렴한 기본계획 과제목록 초안을 총괄반 참여자들에 전달하고 당면한 이슈에 집중해 각각 대상과제를 선별한 후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국토부가 전달한 초안은 대한토목학회, 건설산업연구원, 대한건설협회 등 단체별 차기정부 건설정책 과제들로 짜여졌다.

　토목학회(한승헌 연세대 교수)안은 ‘국민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건설산업 혁신’이란 슬로건 아래 3대 비전(안전하고 행복한 국민생활 기반 조성, 글로벌 건설환경 조성, 지속가능한 성장기반 구축)을 중심으로 한 10대 정책과제, 37개 세부과제로 짜여졌다.

　건설산업연구원안은 건설투자 확대 및 해외시장 활성화, 건설생산체계 혁신, 공사발주·입찰·사업관리제 선진화란 3대 과제 아래 12개 중과제별로 35개 세부 과제이며 대한건설협회안은 ‘건설기업 애로 및 건의사항’이란 제목 아래 공공공사 입찰계약제도, 건설생산시스템, 공생발전 및 하도급, 부동산·주택·세제 등 4대 분야별 27개 과제로 구성됐다.

　공통 분모는 건설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이 될 SOC 등 건설투자 확대책과 저가덤핑 방지 및 적정공사비 확보책, 그리고 상생, 해외건설 과제다.

　건설투자 확대책은 정치권의 복지공약과 어우러질 서민형 시설과 국민안전 관련 시설이 주류다. 건산연은 방재·복지·신재생에너지·리모델링·개보수 등의 시설에 걸쳐 민관협력과 민자방식의 제도개선책을 내놓았고 토목학회는 국민생활 편의를 증진할 기반시설, 지하철 노후시설 현대화 등 대도시권 교통 네트워크시설, 지하 라이프라인 시설, 안전 관련 사회인프라시설, 고령자 친화형 인프라, 녹색성장 관련 사업들을 제안했다.

　입찰·계약제 과제는 최저가낙찰제 폐지와 최고가치낙찰제 활성화, 발주자 자율권 강화, 그리고 중소건설업 지원을 위한 등급제한 입찰제 강화 등의 보호책이 포함됐다.

　해외 부문에서는 건산연이 금융·정책 지원, 중소기업 전담 지원, 민관합동 진출, 해외건설기술력 양성책을 주문했고 토목학회는 건설인프라 부문의 엔지니어링과 R&D 컨설팅업, 수출 전략상품 육성, 그리고 동북아 메가시티 교통네트워크(글로벌 거대도시, 국내외 교통 네트워크 등)와 통일에 대비한 유라시아 교통·자원 네트워크, 해양자원 비즈니스화 등을 제의했다.

　최대 변수는 업종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공생발전 과제다. 중립적 입장의 토목학회는 건설생산 주체, 대중소업체간 상생환경 구축과 공정경쟁을 촉진할 제값주고 제값받기, 발주기관 혁신, 국민들과의 공공사업 갈등구조 혁파를 주문했지만 업종단체별 입장이 사뭇 다르다.

　원도급측인 건협과 건산연은 분리발주 폐지, 종합건설사간 하도급 허용, 주계약자 공동도급제 폐지, 하도급 관련 중복규제 개선 및 합리화를 제안한 반면 하도급측인 전문건설협회와 설비건설협회는 주계약자 공동도급제와 분리발주 활성화, 하도급 관련 규제 강화를 통한 원하도급간 수평적 관계 확립을 내세울 태세다. 과거 건설정책 관련 현안이나 중장기 청사진 수립 때 되풀이됐던 갈등이 재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문·설비협회는 경제민주화와 상생기조에 맞춰 건설산업 내 원하도급 관계 정상화에 초점을 맞춘 건설정책 과제를 마련해 11일 회의 때 제출할 계획이다.

　전문건설 단체의 한 관계자는 “정치권 주도의 경제민주화 등 공생발전 취지에 부응한 중소 전문건설업계의 활로를 모색할 대안들은 고사위기에 직면한 하도급 건설업계의 생존을 가를 문제인 만큼 물러서기 힘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원도급 입장인 건설협회도 불합리한 하도급 규제 및 법령이 건설경기 장기침체와 맞물려 종합건설업계의 고통을 배가시키는 만큼 이번 기회에 이를 과감히 수술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와 업계 일각에서는 차기정부가 집권할 5년이 건설산업의 명운을 가를 중대한 시기인 만큼 업종별 이해관계를 떠나 건설산업의 파이를 늘리고 대가를 적정화하는 보다 큰 문제를 풀기 위해 범건설업이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3차 진흥계획과 4차 계획 초안을 맡은 김재영 건설산업정보센터 이사장은 “대선을 앞두고 건설비하 여론이 들끓고 건설산업이 공공의 적으로 몰려 동반추락할 위기 속에서 산업계가 밥그릇에만 집착하면 미래를 기약하기 어렵다”며 “범건설업 차원의 더 큰 목표를 위해 업종별 주체들이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자세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김국진기자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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