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나쁜 수주실적 호조에 불안감 여전
올해 상반기 30대 건설사들은 수주실적 면에서는 일단 선방했다는 게 한건협의 평가다.
국내에서는 민간 자체공사 수주액이 11배 이상 늘어나면서 전년동기보다 수주액이 17.0% 늘었고 1분기 -19.1%까지 추락한 해외수주도 2분기에 급증하면서 상반기 9.9% 늘었기 때문이다.
국내 수주액은 전체 건설업체의 증가율(건협 집계 9.7%) 대비 2배로 선전했지만 해외수주 증가폭은 전체 건설업체(해건협 집계 27.0%)의 3분의1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1분기 극심한 해외수주 난조로 인한 미래 불안감을 털어내는 데는 성공했다.
문제는 수주의 질이다. 국내 수주를 뜯어보면 대금을 떼일 우려가 거의 없는 공공수주액이 1.2% 감소(7조6376억원→7조5494억원)한 반면 다양한 리스크가 산재하는 민간수주액이 22.8% 증가(23조9094억원→29조3561억원)했다. 특히 미분양 위험 등이 상존하는 개발사업 등 민간의 자체공사 수주액이 1167.9% 급증(3124억원→3조9608억원)한 탓에 앞으로가 걱정이란 게 한건협의 설명이다.
고수익이 가능한 모그룹 물량 수주액이 포함된 민간 도급공사마저 대기업의 계열사 밀어주기에 대한 정부 견제 아래 8.2% 증가(21조6714억원→23조4452억원)하는 데 그쳤다.
한건협 관계자는 “공공수주는 물량도 급감했지만 공사비 삭감 등의 여파로 수익성마저 악화됐고 정부 차원의 대형사 견제마저 가세하면서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며 “믿을 건 민간 자체사업과 해외수주뿐이지만 불확실한 수익성 탓에 고민이 깊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후 물량급감 여파는 건설매출에 반영될 조짐이다. 올해 상반기 대형사들의 국내 매출액이 5.5% 감소(28조5930억원→27조177억원)했기 때문이다. 장기침체 국면에 접어든 주택매출(-15.5%)과 토목매출(-10.9%)이 급격히 줄어든 영향이 컸다.
국내 매출 감소세 속에서도 기업별 외형 및 인력 유지가 가능한 원동력은 최근 수년간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해외수주에 힘입은 해외매출 신장세(55.9%)다.
특히 해외수주 1등 공신으로 꼽히는 해외플랜트의 매출 비중은 작년 상반기 17.7%에서 올해 상반기 27.1%로 불어나며 국내외 공종별 매출 1위로 올라섰다. 작년 상반기만 해도 21.6%와 21.0%로 1위와 2위 매출비중을 자랑했던 국내 건축과 국내 토목 매출이 19.7%와 17.0%로 떨어지면서 2위와 3위로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매출구조의 변화는 인력 구성도 바꾸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해외현장 인력은 44.7% 불어난 반면 국내 현장인력은 0.2% 줄었다. 해외파견에 앞서 교육을 받는 본사 인력도 덩달아 3.8% 늘었다.
30대 건설사의 임원진이 99명(작년 상반기 1601명→올해 상반기 1502명)이나 구조조정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과장~부장급 간부와 대리 이하 실무자 수는 각각 3.9%와 10.0% 늘어났지만 상대적으로 임금 부담이 높은 임원급 퇴직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워크아웃 등 경영위기 건설사가 포함되는 등 건설사별 사정이 달라 임원급 인력 감소의 정확한 원인을 짚어내긴 어렵지만 건설경기 침체의 후유증이 아니겠느냐는 추정이며 정부 차원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이런 인력 구조조정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대형사들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