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정리 출구전략·미래 먹거리 등 제안









　건설업계와 전문가들이 건설산업 위기를 타개할 해법찾기에 머리를 모았다.

　최삼규 대한건설협회장은 30일 전국 16개 시도회장들과 건설 관련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건설환경 변화와 대응전략 모색’이란 주제로 300여분에 걸친 마라톤 회의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2000년대 중반 국내 건설시장이 이미 성숙기에 진입한 가운데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세계경기 침체까지 가세하면서 건설산업 미래가 어느 때보다 불확실하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더 큰 고민은 금융위기 극복 후에도 건설산업의 지속적 성장을 장담하기 힘든 점이다.

　이상호 GS건설경제연구소장은 이날 발제를 통해 “단기간에 금융위기를 극복할 가능성도 적지만 이를 벗어나도 저성장·고실업 구조 아래 건설수요가 위축되면서 건설위기는 이어질 것”이라며 “향후 3~5년 사이에 건설산업 전반의 구조 개편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자전거 이론’으로 대표되는 외형 위주 경영방식을 수익성 위주로 수술하고 차기정부에 대한 새 건설물량 제안과 가격중심 입찰제 개혁을 강력히 주문해야 한다는 지적들도 이어졌다. 업계 차원에서도 지난 4년간 연평균 3.5%씩 줄어든 국내시장이 아니라 연평균 29.1%씩 성장하는 해외시장, 특히 높은 인구성장률 아래 인프라수요가 급증하는 신흥국 시장과 유망한 교통·발전·환경·물 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특히 국내외 건설물량을 둘러싼 국내 건설사간 파괴적 가격경쟁을 지양하고 국가·지자체 재정여건상 유일한 국내시장 대안인 민간투자방식을 통한 건설수요 창출책을 찾아야 한다는 요구도 거셌다.

　건설업계가 적극적 정책 공급자로서 혁신책을 정부에 제안하자는 지적도 제기됐다. 건설업계 먹거리와 직결되는 입찰제도만 해도 업계와 국민간 인식 차이를 고려할 때 정부 스스로 과열경쟁·저가투찰을 막을 장치를 마련하고 적정 공사비를 보장할 것으로 기대하기 힘든 탓이다.

　김재영 건설산업정보센터 이사장은 “건설산업 공멸을 막기 위한 종합건설업계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이며 스스로 혁신·상생하는 모습으로 국민과 정부를 설득하고 산업 차원의 회생방안을 선제적으로 제안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업체 스스로 위기상황을 평가하고 시장 철수를 선택할 위기진단시스템과 철수업체들의 원활한 사업정리를 지원할 시스템을 포괄한 건설업 출구전략을 만들자는 제안도 곁들였다.

　건협과 공제조합도 2020년을 겨냥한 장기발전방향을 제시했고 이를 둘러싼 참석자간 열띤 토론도 이어졌다.

　최삼규 건협 회장은 “부동산시장 침체 장기화, 공공공사 감소, 유동성 위기에 더해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과 대선주자들의 복지재원 마련을 위한 SOC 예산축소 정책기조까지 감안할 때 내년 이후 전망마저 어둡다”며 “오늘 건설업계와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제시한 의견과 방안들을 토대로 본회, 시도회, 공제조합, 건산연 등 각 단체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업계 발전과 변화를 적극 지원하자”고 제안했다.

김국진기자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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