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요금 상승 등 총체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구역전기사업의 정상화를 위해 용량요금 지급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삼일회계법인과 에너지관리공단이 공동으로 수행한 ‘전기사업 선진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구역전기사업이 현재의 경영난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용량요금 지급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구역전기사업자는 비중앙급전발전기로 등록돼 있지만 계통의 상황에 따라 급전지령을 받고 있고, 최근 전력수급 비상시 추가발전계약을 체결했다’면서 ‘구역전기사업자가 계통운영의 신뢰성 제고를 위한 제반의 행위를 수행한다면 전력시장운영규칙 개정을 통해 구역전기사업자의 발전기를 용량요금 지급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용량요금제도는 전력예비력 확보와 계통운영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 지급되는 보상가격이므로 구역전기사업자가 이에 해당한다면 지급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현재 전력시장운영규칙상 비중앙급전발전기로 등록돼 있는 구역전기사업자는 급전지시에 의해 발전하더라도 발전량에 대한 정산만이 이뤄질 뿐 용량요금이 지급되지 않는다. 구역전기사업자는 사업구역의 수요를 먼저 충당하고 나머지 전력을 계통에 송전하므로,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이런 이유로 지금껏 중앙급전기 등록 대상에서 제외돼 왔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대부분의 구역전기사업자가 사업구역 내에서 공사 지연 등의 이유로 포화수요보다 낮은 수준의 수요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구역의 최대 수요를 공급하더라도 설비용량의 여유가 있다’며 ‘이 경우 구역전기사업자의 설비용량에서 특정 구역의 최대부하를 제외한 나머지 용량에 대해서는 수요예측과 관계없이 비교적 정확하게 공급가능용량을 예측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구역전기사업자에게 용량요금을 지급하면 총 100억원 가량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기타제도 개선안으로는 ▲발전측 송전이용요금 면제 ▲구역전기사업구역을 하나의 부하로 취급해 직접부하제어 대상으로 관리 ▲요금감면세대의 감면액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이 제시됐다.
이번 연구는 구역전기업계의 경영 악화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최후의 돌파구 격으로 추진됐다. 강창훈 구역전기협회 회장은 “연구 결과를 통해 작성한 보고서를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라며 “이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업계 내부적으로도 지각변동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구역전기사업자에게 용량요금을 지급하는 방안은 정밀하게 검토를 해봐야 하겠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전에서 부족전기를 사가면서 되판다는 것은 모순이라는 문제도 있고 정부정책과 부합하는 지도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