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증축을 허용하지 않는 한 리모델링 활성화는 불가능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건설산업연구원은 15일 내놓은 ‘공동주택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한 정책방안’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지난 7월27일 시행에 들어간 주택법을 통해 일반분양을 허용했지만 리모델링 활성화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새 주택법에 따라 기존 대수선형, 증축형 외에 일반분양형 리모델링이 신설된 것은 고무적이지만 일반분양을 통해 사업비 부담을 줄이려면 수평 또는 별동 증축, 세대분할 등이 불가피하다. 반면 이런 기법이 가능한 주택단지는 극히 제한적이란 게 건산연의 지적이다.

　아파트 단지의 평균 용적률이 180%대 전후인 분당, 일산 등의 일부 단지는 일반분양형 리모델링이 가능한 반면 평균 용적률이 200%를 초과하는 평촌, 산본, 중동 등 수도권의 대다수 신도시와 서울 내 아파트 단지는 여유공간 확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개정 주택법에 규정된 대형 평형 아파트의 세대분할을 통한 리모델링도 수직증축이 안 되는 상황에서는 단지 주민간 이해관계 조정이 사실상 어렵긴 마찬가지다.

　건산연은 침체의 늪에 빠진 주택시장을 신축 중심으로 되살리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주택정책의 대안은 결국 기존 주택의 유지관리와 성능을 높이는 쪽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부의 과감한 리모델링 허용만이 시장회생의 지름길이라고 진단했다.

　건산연이 집계한 2011년 1월 기준의 리모델링 완료 또는 추진 아파트는 49개 단지, 2만4138가구에 머문다. 이에 비해 리모델링 추진 의사가 있지만 건축규제 등에 막혀 보류 또는 무산된 단지는 172곳, 10만4803가구에 달한다. 이들 단지의 리모델링 숨통을 틔우면 주택재고 확보를 통한 시장안정에 더해 서민 주거안정 효과도 발휘할 수 있다는 게 건산연의 지적이다.

　윤영선 연구위원은 “리모델링이란 건축적 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정부의 발상 전환이 시급한 시점”이라며 “가장 시급한 대안은 수직증축 허용이며 정부가 우려하는 구조적 안정성 확보 문제는 제도적으로 보완하고 그 일환으로 3개 층에 한해 증축을 허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김국진기자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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