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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나간 전문·설비공제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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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80억원 적자, 설비 순익 1억원 미만 추락
전문·설비공제조합이 보증대상이 아닌 풀베기·청소용역은 물론 영업·거래중지업체에도 보증서를 남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지점장들은 신용등급을 입맛대로 조정한 반면 리스크관리나 채권회수 노력은 도외시하면서 2007년 442억원의 순익을 낸 전문조합은 작년 적자로 돌아섰고 54억원이 넘던 전문조합 순익도 불과 4년새 7700만으로 급감했다.
12일 국토해양부가 전문·설비조합 등을 대상으로 올해 상반기 시행한 ‘자체감사 처분요구서’를 보면 이런 폐해들이 대거 적발됐다.
보증서 남발부터 문제였다. 전문조합은 건설산업기본법령과 조합정관상 보증대상이 아닌 풀베기용역 83건, 정밀안전진단 34건, 제설·결빙제거작업 94건에 더해 청소용역 4건까지 보증했다. 설비조합도 비건설업인 소방안전점검 401건, 청소·역무 21건에 더해 정보통신·소방·문화재 등의 설계·감리 보증서까지 발급했다.
조합 차원에서 업무거래를 정·중지한 조합원에 대한 보증도 남발됐다. 설비조합은 업무거래 중지업체에 3건의 계약보증과 11건의 하자보증을 발급했고 전문조합 일부 지점에서는 담당자들이 보증서 발급 후 다시 업무중지 등록을 하는 도덕적 해이도 심각했다.
보증이 불가능한 영업정지 처분업체에 대한 확인·통보도 소홀했다. 전문조합이 영업정지 업체에 7건을 보증했고 설비조합은 등록말소 등으로 보증가능금액 확인서를 해지한 28건 중 23건의 등록을 지연처리해 혼선을 초래했다.
심지어 전문조합은 일부 조합원에게 25냥의 은쟁반과 2냥의 황금열쇠를 지급하는 등 2008년부터 올해 3월말까지 8억8000여만원의 조합원 출자재원을 쌈짓돈처럼 낭비했다.
신용등급도 제멋대로다. 전문조합은 2011년 상반기에만 131개 조합원의 신용등급을 1단계씩 올렸는데, 구체적이고 타당한 증빙자료 없이 지점장 자의로 상향조정했다. 이로 인해 일부 조합원은 신용등급이 상승한 후 바로 부도를 맞아 손실을 초래하기도 했다.
전문조합이 운용하는 어음할인·융자시스템도 담보(채권) 등의 리스크관리에 소홀해 2008년부터 올해 3월까지 50억여원의 손실을 입었다. 반면 채권회수 등 사후관리는 미흡해 2007년부터 작년말까지 지급한 5821억원의 보증금 중 회수액 비율은 22.5%에 그쳤다.
설비조합은 하자보수보증서 발급 때 보증기간을 최대 433일까지 소급적용했고 이 때 제출받아야 할 무하자증명원도 안 받았다.
이런 가운데 양 조합의 경영은 악화일로다. 전문조합은 1606억원에 달하는 골프장사업까지 손대면서 2007년 442억원이었던 당기 순익이 2008년 47억원, 2009년 88억원, 2010년 22억원에 이어 작년 처음으로 8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07년 54억원이 넘던 설비조합의 순익도 2008년(24억원) 반토막난 후 2009년 4억원, 2010년 6억원에 이어 작년(7700만원)에는 1억원에도 못 미쳤다.
국토부는 이런 감사 결과를 토대로 관련자에 대한 징계·경고·주의처분에 더해 조합이사장들에게 경영개선 대책과 철저한 리스크관리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통보했다.
김국진기자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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