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사업자의 소득·법인세를 감면해 민간 임대주택을 연간 3만가구까지 늘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반면 이런 혜택의 반대급부인 임대료 인상폭 제한이 국세 감면폭에 못 미칠 가능성이 높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오히려 표준건축비 현실화 등의 정공법이 절실하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6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소득 5분위 이하 무주택가구의 주거복지책으로 민간의 매입 임대주택에 세제·금융지원을 제공하되 임대료 및 임대기간을 규제하는 ‘준공공임대주택제’ 도입안을 검토 중이다.

　민간임대에 공공 수준의 세제혜택을 부여해 재정난으로 임대공급 여력이 약화된 한국토지주택공사, 지자체의 역할을 분담시키는 방안이다. 자산가, 기업의 준공공임대사업자 편입은 침체된 주택매매 수요 견인효과도 발휘할 수 있다는 기대다.

　세부 방안은 아파트·연립·원룸 등 5가구 이상 주택을 매입해 준공공임대주택으로 등록하면 임대소득에 붙는 소득·법인세 등 국세를 감면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민간 임대사업자에 대한 장기보유 특별공제, 종합부동산세 비과세, 재산·취득세 감면 등은 현재도 시행 중이지만 국세 감면은 처음이다. 국토부는 국민주택기금 지원과 준공공임대주택의 저소득층 가구 공급 때 임대료 일부의 정부지원 방안도 고민 중이다.

　다만 준공공임대주택에는 공공임대 수준의 규제(연간 임대료 상승률 5% 이내 제한, 임대 의무기간 부여)를 가할 계획이며 준공공임대주택제도를 통해 연간 3만가구 이상의 민간임대를 확보하는 게 정부 복안이다.

　업계와 전문가들도 민간임대 활성화를 위한 새 제도 신설을 환영하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란 반응이다. 민간사업자든, 자산가든 정부가 제시할 세제 감면폭과 임대료·기간 규제안을 저울질해 진입 여부를 결정하겠지만 2013년 균형재정 목표를 내건 정부 사정상 국세경감 혜택이 임대료 규제 손실을 넘어설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통상적으로 LH 등 공공부문이 짓는 임대주택의 임대료는 시중가격의 50% 미만이며 그런 임대료를 민간에 요구하려면 법인세, 재산세를 엄청나게 깎아줘야 하는데, 가능할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주택단체의 관계자도 “민간임대의 새 길을 터준 것 이상의 의미를 찾긴 어렵다”며 “현 시점에서 임대주택을 살릴 정공법은 분양주택처럼 자재비, 인건비 등 물가변동을 적기에 반영할 시스템 구축을 통한 표준건축비 현실화”라고 지적했다.

　가격하락 기대심리가 팽배한 가운데 전월세가 상승을 인위적으로 억제하는 정부의 접근법이 충분한 재원의 뒷받침 없이 어정쩡하게 구사되면 매매시장 침체로 인한 전월세가 급등을 가중시킬 뿐이란 우려도 나온다. 시장가격보다 턱없이 낮은 임대료의 주택이 늘어날수록 주택매매 수요는 줄고 임대수요는 늘어 시장임대료와 공공임대료간 차이는 벌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격차는 고스란히 정부 재정부담과 직결된다.

　허 위원은 “국내 임대주택 제고율이 선진국(10%대)의 절반인 5%대이고 1인가구, 노인가구 증가로 임대수요가 앞으로 급증하는 점과 여야가 대선공약으로 연간 12만가구(민주통합당)~20만가구(새누리당 2018년까지 120만가구 공급)의 임대 공급을 내건 점 등을 고려할 때 임대주택 재원을 포함한 전반적 정책방향에 대한 정부 차원의 입장정리가 필요하며 이는 준공공임대주택제처럼 매매수요 견인과 연계하는 쪽이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