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림산업은 서울지역에 폭염경보가 내리자 가장 무더운 오후에 논현동 경복아파트 재건축 철거 현장의 일손을 잠시 멈췄다. 철거현장이라 실내 작업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근로자 안전을 위해 일시적으로 작업을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2. 현대건설은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서 폭염경보가 내려진 지역에 대해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외부 작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전국적으로 무더위가 맹위를 떨치면서 야외 작업장이 많은 건설현장에 비상이 걸렸다. 가장 기온인 높은 오후시간에 야외 작업은 일시 중단하는 경우가 많고, 근로자들에게 전해질 알약이나 아이스조끼를 지급하는 등 일사병 등 폭염으로 인한 재해를 막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이 이틀연속 폭염경보가 내려지는 등 전국적으로 무더위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기상청은 다음 주 초반에도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무더운 날씨가 계속 이어져 폭염특보가 유지되거나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많겠다고 예보한 상태다.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야외 작업현장이 많은 건설현장별로 피해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지난 1일에는 충북 청주시의 한 공사장에서 일사병으로 추정되는 원인으로 근로자 1명이 실신했다. 이 근로자는 응급처치를 받고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목숨을 잃었다.

　지난달 31일과 28일에도 세종시 장군면 공사현장과 서울 강서구의 한 공사현장에서도 폭염으로 작업 중 마비와 열성경련을 일으키는 근로자가 발생해 급히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6월 1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집계한 전체 온열질환자 366명 가운데 실외 작업장에서 발생한 환자 수가 96명으로 4분의 1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폭염이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근로자 피해까지 발생하자 건설사들은 앞다퉈 현장 관리 강화에 돌입했다. 대부분 더위가 심한 오후 피크 시간대에는 실외 작업을 중단하기로 했고, 얼음조끼와 소금 등 근로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폭염경보가 내려진 지역의 실외 작업장은 오후에 공사를 일시 중단하라고 각 현장에 지침을 내려보냈다. 전기작업도 못하게 했으며, 15~20분 간격으로 염분이 포함된 물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건설은 지난달 31일 올림픽기간과 혹서기에 안전사고에 철저히 대비하라는 내용의 공지문을 전 사업장에 전달했다.

　폭염 관련 특보가 내려지면 점심, 휴식시간을 30분 연장해 근로자들이 충분히 쉴 수 있도록 하고 실외 작업자가 일사병으로 인한 쇼크를 우려해 단독 작업은 못하도록 했다.

　대림산업도 현장에 폭염대비 행동요령을 발송하고 현장별로 혹서기 점검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근로자들의 안전사고 예방에 나섰다.

　금호건설 역시 폭염특보 발효시 한낮 야외작업을 지양하고, 탄력근무제의 일환으로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무더위 휴식시간제(Heat Break)를 운영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도 건설현장 폭염 재해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다음달까지 건설현장 등 옥외 사업장에 대해 행정지도를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건설현장 안전관리자들을 대상으로 폭염 및 고열 작업 재해예방 기술 자료를 제공하는 등의 예방 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 건설기계의 냉각 장치를 수시로 확인해 과열을 막고, 뜨거운 액체나 화염 등으로 건설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방열막 설치도 권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같은 폭염기에는 야외 높은 곳에서 진행하는 작업이 제일 위험해 한창 더운 오후 시간에는 야외 작업을 안한다”면서 “주로 실내 작업 중심으로 진행하는 등 현장별로 작업 순서를 탄력적으로 운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