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업체들이 호기당 100만kW급인 석탄화력발전소를 전국 곳곳에 짓겠다는 뜻을 전력당국에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민간건설사들은 발전공기업들과 컨소시엄을 맺고 대주주 자격으로 발전소를 소유·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민간업체는 공기업 영역이던 원자력분야에 진출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본지가 민간발전사 등 전력산업계 종사자들의 증언 등을 토대로 분석·종합한 가운데 나온 결론이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이에 대해 “민간업체들이 석탄화력 등 발전소 건설의향서를 많이 제출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느 회사가 어디에 발전소를 지을 계획인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100만kW급 ‘대세’〓 석탄화력의 경우 민간업체들은 단위용량 기준으로 가장 큰 100만kW급을 건설하겠다는 뜻을 대부분 피력하고 있다. 발전효율이 높고, 전력생산량에 비해 부지면적을 덜 차지하는 이점 때문이다.
GS에너지는 전남 여수에서 호남민자 1~2호기(총 200만kW)를 2018년에, STX는 강원도 삼척에서 석탄화력발전소 1~2호기(총 200만kW)를 2018~2019년 각각 준공할 예정이다.
포스코에너지도 삼척에서 1~4호기(총 400만kW)를 2019년 이후부터 돌리기로 했다.
MPC는 전남 해남군에 1~4호기(총 400만kW)를 2019~2022년 연차적으로 가동키로 했다.
애즈워드 트러스트는 강원도 고성군에서 1~5호기(총 500만kW)를, 전남 고흥에서는 1~2호기(총 200만kW)를 각각 2017년부터 줄줄이 준공한다.
이밖에 SK E&S는 전북 김제시에 김제화력 1~2호기(각 30만kW)를 2018년과 2022년에 준공키로 했다. 군장에너지는 전북 군장에 50만kW급을 세운다. 한화그룹 계열사인 여수열병합도 발전소 건설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사 ‘관심폭주’〓 발전소를 직접 짓고 운영하겠다고 나선 건설사들도 꽤 있다.
자재조달부터 시공은 물론 발전소 준공 후에도 운송 등 그룹 차원에서 매출을 동반 상승시킬 수 있는 호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전력생산에 따른 대가를 어음이 아닌 현금으로 꾸준히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게다가 경기를 많이 타는 건설업과 달리 발전사업은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다.
다만, 발전소 운영경험이 없다는 게 건설사의 약점이다. 이에 따라 기존 발전공기업들과 지분을 나누는 형태로 사업장을 운영할 전망이다. 공기업에서 파견 나온 전문 인력이나 퇴직자를 영입해 발전소를 운영함으로써 약점을 보완하려는 전략이다.
포스코건설은 전남 고흥군에 고흥화력 1~2호기(총 200만kW)를 2019년 준공하길 희망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이를 위해 해당 지자체와 양해각서도 맺은 바 있다.
SK건설은 경남 고성군에, 동부건설은 강원도 삼척에 석탄화력 1~2호기(총 200만kW)를 각각 세운다는 목표다.
삼성건설은 강원도 강릉에 1~2호기(총 200만kW)를, 삼척에 1~4호기(총 400만kW)를 각각 준공할 생각이다. 대림산업도 강원도 고성에 1~3호기(총 300만kW)를 2018년 말부터 순차적으로 가동하길 원하고 있다.
한양도 전남 여수시에 1~2호기(총 200만kW)를, 동양그룹은 삼척에 1~4호기(총 400만kW)를 만든다.
현대건설도 경북 포항에 1~2호기(총 200만kW)를 짓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대림·대우건설 컨소시엄도 강원도 고성군에 1~4호기(총 400만kW)를 운영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이밖에 극동건설, 롯데건설 등도 발전소 운영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력에도 민간진출?〓 원자력은 국가안보 등 특수성 때문에 공기업에서 취급해야할 영역으로 간주해왔다. 고리, 영광 등 국내에 있는 모든 원자력발전소의 운영주체도 공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사장 김균섭)이다.
하지만 포스코건설은 강원도 삼척에 140만kW급 원자력발전소 2기를 짓겠다는 의향서를 전력거래소에 제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포스코건설의 이 같은 희망이 6차 수급계획에 반영될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자력안전법에서는 원자로와 관계시설의 건설·운영을 특정업체만 할 수 있도록 규정하지는 않고 있다"면서도 "다만 기준이 워낙 많고 까다로워 민간업체 참여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수원은 삼척·영덕에 총 900만kW급 원전(6개 호기)을 구축할 의향을 갖고 있다.
공기업인 한국남동발전은 영흥화력 7~8호기, 분당복합 3호기를 건설·운영할 계획이다.
한국중부발전은 무연탄발전소인 기존 서천화력(충남 서천군 소재)을 없애는 대신, 유연탄을 쓰는 신서천화력 1~2호기(총 100만kW)를 2019년경 준공할 방침이다.
이밖에 ▲한국서부발전은 군산복합 2블록(90만kW) ▲한국남부발전은 영월복합 2블록(40만kW), 삼척그린파워 3~4호기(총 200만kW) ▲한국동서발전은 남해그린화력 1~2호기(총 200만kW)를 각각 운영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