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당업자 제재를 완화토록 한 ‘국가계약법 개정안’이 발의되면서 18대 국회에 이어 19대 국회에서도 실효성 논쟁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논쟁 핵심에는 과징금 적용 대상과 비율, 이의신청 가능 범위 등이 자리 잡고 있다.

　강길부 기획재정위원장이 발의한 개정안은 과징금 적용 대상을 ‘명백한 경제여건 변화’, ‘유효한 경쟁입찰이 명백히 성립하지 않을 경우’ 등으로 규정했다.

　문제는 획일적인 제재 수단을 현실에 맞춰 개선하고자 마련된 개정안이 실질적인 적용 대상이 없을 것이라는 데 있다.

　앞서 18대 국회인 지난해 4월 개정안 논의 당시 기획재정위 경제재정소위원장이었던 이용섭 민주통합당 의원은 “부정당업자는 퇴출해야 할 사회적 요구가 있다. 이 자체(부정당업자 제재 완화)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됐다. (그래서) 아주 예외적으로 제한했다”고 밝혔고, 기획재정부 관계자도 ‘명백한’이라는 문구와 관련해 “부정당업자 처벌을 완화토록 했지만, 매우 제한적으로 운용할 계획이어서 수혜를 볼 수 있는 건설사는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계약금액의 10~30%로 규정한 과징금 비율도 과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500억원 공사를 계약했을 때 최대 150억원의 과징금을 내야 하는 만큼 시공 자체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담합 등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을 때에도 과징금 비율은 최대 10% 수준이다.

　특히 건설사가 건설경기 침체와 맞물려 경영상태가 나쁠 때에도 개정안에 따른 ‘과징금 부과’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는 문제도 있다.

　이의신청 부분에서는 신청 대상 기준이 불명확해 실효성이 낮을 것으로 예상됐다.

　개정안은 이의신청 대상을 국제ㆍ국내입찰 등 모든 정부조달계약으로 확대하면서 부당한 예정가격 삭감 등에 대한 문제를 개선토록 했지만, 국내입찰 공사 금액 등 기준은 규정하지 않았다.

　국제입찰은 현행 95억원 이상부터 이의신청 대상에 포함된다.

　업계 관계자는 “과징금 부과를 원하지 않는 건설사도 있을 텐데 이를 스스로 결정할 방안이 없고, 이의신청도 공사 금액의 적고 많음에 따라 선별한다면 작은 규모의 공사는 부당한 예산삭감 등의 문제에 노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명백한’이라는 표현으로 개정안의 실효성을 낮춰서는 안 된다. 적용 대상을 명확히 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형용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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