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위 분양가상한제 폐지, 재건축 부담금 중지 놓고 줄다리기



　19대 국회 상임위원회 활동이 시작되면서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여야의 공방에 시동이 걸렸다.

　지난주 대정부질문을 시작한 국회는 이번 주를 기점으로 상임위별 정부부처 업무보고에 이어 법안심사소위 구성 등 법률 개정안 논의에 착수한다.

　하지만 18대 국회와 달리 여야 간 상임위 의석수가 대등한 구조로 바뀌면서 법률 개정안 처리를 둘러싼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국토해양위는 31명의 정원 가운데 여당 16명, 야당 15명으로 구성됐으며, 기획재정위·정무위 등은 여야가 동수다.

　환경노동위원회는 여야가 각각 7명, 8명으로 구성됐고, 농림수산식품위도 각각 9명, 10명으로 여소야대로 꾸려졌다.

　여야의 공방이 치열해진 가운데 상임위별 주요 쟁점 현안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토위, ‘분양가상한제 폐지’ 해결하나

　주승용 민주통합당 의원이 위원장으로 선정된 국토해양위는 이미 새누리당에서 ‘분양가상한제 폐지’,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부과 중지’ 등을 당론으로 제안, 민주통합당과의 의견 충돌이 예고됐다.

　새누리당은 고위당정협의를 거쳐 이들 법안을 처리하고자 민주통합당 설득에 나서기로 했지만, 민주통합당은 18대 국회에서부터 반대입장을 고수해온 만큼 해법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대선 이전까지 법안 처리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22조원을 투입한 4대강 사업의 실효성 및 수주 비리 문제 등도 쟁점 현안으로 꼽힌다.

　새누리당은 민주통합당의 이명박 대통령의 실정 부각이라는 정책 방향을 역이용해 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와의 차별화에 나설 전망이며, 민주통합당은 가뭄과 홍수 피해 등을 검토해 4대강 사업 실효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방침이다.

　매년 4000억~5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야 할 4대강 유지보수 비용은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할 과제로 지목됐다.

　앞서 새누리당은 당 창당 직전인 지난 1월 당사에서 4대강 홍보 간판을 뗐고, 민주통합당 초선의원들은 지난 6월20일 경남 창녕군 창녕·합천보 상류 등 4대강 현장 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이 밖에 재건축의 용적률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내용의 ‘도시재정비촉진을 위한 특별법’ 등도 논의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재정위, 부정당업자 입찰 제한, 과징금으로 완화

　19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 시작과 동시에 강길부 기획재정위원장의 행보가 빨라졌다.

　부정당업자 제재 완화 방안을 담은 ‘국가계약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수렴에 나섰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이른바 ‘사형선고’로 불려온 부정당업자 제재인 입찰 제한 규정을 법 위반 수준에 따라 과징금으로 대신하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으로 부정당업자에게 2년 범위에서 공공계약 입찰 참가를 제한하도록 한 현행 규정을 위반행위가 경미(위반행위가 예견할 수 없을 때)할 때는 계약금액의 10% 이하, 과중(입찰참가자격 제한으로 유효한 경쟁입찰이 명백히 성립되지 않는 경우)할 때에는 30% 이하에 해당하는 과징금으로 대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18대 국회 때와 같이 명백한 경제여건 변화에 기인할 때와 경쟁입찰 무효 시에만 제재를 완화할 수 있도록 규정할 예정이어서 실효성 논란이 예상된다.

　1가구 3주택 이상 60%, 1가구 2주택 50%의 중과세를 폐지하는 내용의 소득세법도 논의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2년 유예’하는 방안으로 마무리된 최저가낙찰제 적용 기준 확대 논란은 대선 이후인 2013년 상반기 쟁점 현안에 꼽힐 것으로 예측됐다.

　정무위, 경제민주화 화두속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초점

　정무위는 대선을 겨냥해 여야가 경쟁적으로 발의한 ‘하도급법 개정안’이 눈에 띈다.

　지난 5월30일부터 7월12일까지 총 6개 개정안이 발의됐으며,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3배에서 10배 이내로 확대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 사유를 추가토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하도급 대금 지급기일을 현행 60일에서 40일로 단축하고, 상습위반자에 대한 부정당업자 제재를 ‘6개월 이상 3년 이하’로 신설하는 방안도 담겼다.

　여야 모두 ‘경제민주화’를 강조한 만큼 논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그러나 장기화된 건설경기 침체에 따라 건설사의 경영 부담 및 법위반 업체 양산, 중소기업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아 의견을 조율하는 데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토록 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에서 각각 발의, 대선 공약으로 제시될 ‘경제민주화’ 정책 과제로 제시될 전망이다.

　이 밖에 대기업집단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 관행 개선 및 저축은행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권 대책 마련 등도 현안으로 지목됐다.

　환노위, 해외건설 활성화에 따른 인력양성 등 논의

　‘여소야대’로 짜여진 환경노동위는 ‘노동정책 입법’에 주력할 것으로 예측됐다.

　민주통합당은 당론으로 비정규직 차별 철폐 및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을, 새누리당은 노동 현안 중 가장 먼저 처리할 사안으로 노동정책을 제시한 상태다.

　여야 모두 대선의 쟁점으로 떠오른 경제민주화 정책과 함께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재계는 ‘여소야대’의 환노위가 야당 정치논리에 휘둘려 무리한 노동정책들을 쏟아낼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고, 새누리당은 야당이 지난 13일 열린 환노위 첫 전체회의에서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문제와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를 다룰 특별소위원회 설치를 제안한 데 대해 긍적적인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소음·진동 민원의 주요 대상인 공사장 소음 저감 대책과 관련해 △공사장 방음시설 설치기준(성능, 높이 등) 강화 △건설기계 저소음 및 배출가스 저감 기준 마련 등이 논의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노동분야에서는 해외건설 확대와 연계한 글로벌 취업지원 강화 및 200만명에 달하는 건설근로자 고용개선, 고령화에 따른 건설산업 인력 양성 등이 주요 현안으로 꼽혔다.

　유해·위험설비·장비 등 보수·유지 등을 도급할 때 도급인에게 협력사의 유해ㆍ위험 정보제공 등의 조치를 의무화하는 산재예방조치를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농림위, 새만금 개발사업에 지역업체 참여 확대 검토

　농림수산식품위는 총 3조3129억원을 투입해 4대강 사업과 연계해 추진해온 농업용수 확충, 비영농기 하천 유지ㆍ유량 공급, 노후시설 개량 등을 위한 농업용 저수지 둑 높임 사업과 영산강 하구둑 구조개선 사업에 지역건설사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 등을 논의한다.

　2011년 기준 1조6506억원이 투입됐지만, 그동안 턴키가 적용된 공사현장에는 지역업체 참여비율이 40% 수준에 그친 데다 평균 95%의 낙찰률을 기록하면서 예산이 낭비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13년 완료하는 영산강 하구둑 구조개선 사업에는 총 6080억원의 예산 가운데 3580억원이 집행됐지만, 공정률이 58%에 그쳤고 지역업체는 21.7%만이 참여했다.

　22조원을 투입하는 새만금 사업도 방수제 공사 등을 턴키가 아닌 일반경쟁입찰 방식으로 전환하고, 지역업체 참여를 높이는 방안이 검토될 예정이다.

　새만금 내부 개발 사업은 현재 농업용지 방수제(54㎞) 건설공사를 9개 공구로 분할하고, 이 가운데 만경3공구 등 7개 공구를 턴키 방식으로 발주한 상태다.

　턴키로 발주된 7개 공구 평균 낙찰률은 95.3% 수준이다.

　그러나 공공조달부문 턴키 발주 평균 낙찰률 92.7%보다 높은 데다 지역업체 참여율도 30% 수준에 그치면서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농림위 관계자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고려해 지역 건설사 참여를 확대하고, 턴키보다는 일반경쟁입찰 방식을 추진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형용기자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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