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남동발전·남부발전 등 한전계열사들이 1조원대 규모의 신규 발전·에너지 설비 프로젝트를 잇따라 추진하고 있다.

　1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공기업·준정부기관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대상사업에 남동발전의 합성천연가스(SNG) 생산시설 건립 등 10개 사업이 선정돼 현재 예타가 진행 중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올해 60건의 공기업 예타 신청을 접수받아 이 중 10건을 대상사업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SNG 생산시설은 석탄을 고온·고압 처리해 가스화하고, 정제와 메탄합성 과정을 거쳐 SNG를 만들어내는 설비다. SNG는 특성이 LNG와 유사하고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저품위탄으로 생산할 수 있어 낮은 비용으로 LNG를 대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남동발전은 1조2500억원을 들여 SNG 생산시설을 경남 삼천포나 인천 영흥 중 한 곳에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남부발전 역시 삼척에 1조5000억원 규모의 SNG 생산시설을 짓기 위해 예타를 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미국에 2400억원이 투입되는 북미 석탄수출터미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 부족한 석탄을 미국 현지에서 캐서 한국으로 들여오기 위한 시설이다. 또다른 발전자회사는 루마니아에 열병합발전소 건립을 추진했다가 무산되기도 했다.

　이처럼 활발한 대규모 발전설비 신규 확장 경쟁은 이미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공기업·준정부기관들이 재정부에 예타를 신청한 건수는 147개. 이 중 16개 사업만 예타 대상사업이라는 관문을 겨우 통과했다.

　남부발전이 SNG 생산설비를 경남 하동에 설치하겠다고 예타를 신청했고, 원전 설계 전문인 한국전력기술은 제주도에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신청해 각각 예타 대상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두 프로젝트는 각각 1조7000억원의 총사업비가 드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예타에서 제외된 해외사업도 대어급 발전설비 프로젝트가 즐비하다. 중부발전은 미국 볼더시에 1조493억원 규모의 태양광 발전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밖에 한전, 동서발전 등도 관련 해외사업을 다수 추진 중이다.

　하지만 한전계열사들이 의욕만 앞선 채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내놓지 못해 예타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남부발전의 경남 하동 SNG 생산설비와 한국전력기술의 제주 해상풍력발전사업 등 2건은 지난해 예타 대상에 선정되고도 아직까지 해당 업체가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제시하지 못해 예타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