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을 통해 밝힌 건설업 금융지원책 실행을 위한 실무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건설공사 브릿지론의 업체당 한도액은 2차 발행 당시의 300억원을 능가하는 수준으로,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은 중복지원을 허용하는 쪽으로 논의되고 있지만 변수는 여전한 상황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용보증기금은 브릿지론과 P-CBO 발행 방향을 놓고 관련기관들과의 실무협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건설업계의 주된 관심사는 부활할 브릿지론의 업체당 한도액이다. 1차 발행 당시 한도액은 2000억원이었지만 대기업이 수혜대상에서 제외된 2차 발행 때 한도액은 300억원으로 급감했다.

　경영위기에 직면한 중견사의 유동성 위기를 완충하려면 지원한도를 1차 발행 당시 수준으로 늘려야 한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대한건설협회가 한국중견기업연합회에 가입된 51개 중견건설사가 수행 중인 건설공사를 분석한 결과, 업체당 평균 잔여 공사대금은 1개월치 499억원, 2개월치 891억원, 3개월치 1169억원, 4개월치 1414억원, 5개월치 1633억원, 6개월치 1827억원으로 추정됐다. 통상적으로 180일분 공사비를 기준으로 발행하는 브릿지론 특성을 고려할 때 6개월치인 1827억원까지 한도를 높여야 실질적 지원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게 건협의 지적이다.

　건협은 이를 토대로 신용보증기금에 브릿지론의 1사당 지원한도액을 2000억원으로 책정할 것을 건의했고 신보 역시 비공식적으로 긍정적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종 한도액 결정은 당정이 협의해 결정할 몫이란 게 신보의 입장이다.

　신보 관계자는 “금융위원회가 초안을 마련한 후 국회와 상의해 결정할 사항이며 8월 중견건설사 유동성지원방안에서 구체화한 후 9월쯤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목표한 3조원 규모의 P-CBO 추가발행안의 관심사는 건설사별 중복지원 허용 여부다. 키는 후순위채를 인수할 건설공제조합이 쥐고 있다. 건공의 운영위원회가 건설업계의 수혜 형평성을 고려해 P-CBO 중복발행을 이전에 금지했고 이를 풀지 않는 한 중복지원은 어렵기 때문이다.

　건공 관계자는 “중복발행 금지조치가 운영위원회의 지시사항이므로 이를 바꾸려면 다시 운영위를 소집해 과반수 이상 위원들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며 “중복지원이 의결되면 신보가 금융위의 별도 지침에 따라 구체적 운용방향을 정할 예정이므로 9월은 돼야 P-CBO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했다.

　건공은 이른 시일 내에 운영위를 소집해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며 여의치 않을 경우 서면보고 형식으로 대체할 가능성도 열어놨다. 업계 대표들이 주축인 23인의 운영위원들이 경영위기로 인해 이미 P-CBO 지원을 받은 경험이 있는 중견사들의 재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셈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언급한 전문건설사의 P-CBO 대상 편입 방침이 중복발행 불허에 따른 건설사의 P-CBO 수요부진을 타개할 대안 중 하나이며 결국 허용하지 않을 것이란 추정도 나온다.

　건설단체의 한 관계자는 “P-CBO 중복지원 문제는 업체별 이해관계가 서로 달라 언급할 처지는 아니지만 경영위기의 중견사를 구제하기 위한 대승적 방향의 결정이 나오지 않겠느냐”며 “어떤 방식으로 결정되든, 더 중요한 것은 시행시기를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김국진기자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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