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중견건설사 지원효과 확대 기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공정거래협약을 건설업종 등의 중견기업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협약 체결사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직권조사 면제,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 가점 등의 혜택과 대기업 지원을 고려하면 중견건설사의 경영난 해결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10일 ‘하도급 정책자문단 회의’를 열고 이런 방향의 ‘중견기업에 대한 공정거래협약 확산방안’에 대해 각계 의견을 수렴했다.

　방안의 핵심은 대기업과 중견기업간, 중견기업과 중소기업간 공정거래협약을 허용해 협약대상을 중견기업으로 확산하는 것이며 하반기 중 시행할 예정이다.

　현재 협약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에만 체결(2011년 대기업 88곳, 공기업 22곳 등 110개사, 2012년 6월말 기준 대기업 82개사 체결)하고 있다. 그러나 5대 그룹 계열사를 파악한 결과, 중견기업이 1096곳에 달해 협약대상을 늘리면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중견기업은 중소기업법령상 상시고용인력 50~300인 미만 기업이며 다른 업종에 비해 상시인력이 적은 건설업계에서는 시공능력평가액 30위권 건설사까지 중견기업으로 분류된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에 가입한 건설사 회원만 50여곳이고 주로 시평 100위권 내외에 몰려있다.

　중견기업이 협약대상에 포함되면 계약법령상 원도급자이고 원도급사간 하도급이 극히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공공공사에서는 공동도급을 빼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민간공사는 중견사가 대기업의 자체 아파트공사 일부나 토목시설공사 등을 분담하는 방식이 가능하고 그룹공사 물량참여 기회까지 고려하면 상당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게 건설단체의 분석이다.

　공정위가 제시한 협약체결 대상 중견기업 범위는 2가지(중소기업 졸업 후 5년 미만 업체, 모든 중견기업)로 좁혀졌고 협약 후 평가대상은 3개안(중기 졸업기간별 차등화, 매출액 규모별 차등화, 모든 평가기준 완화) 중 하나를 선택할 예정이다. 협약체결 때 평가기준도 일부 항목 제외, 평가점수 하향조정 등의 방식으로 배려할 계획이다.

　이날 참석자들은 개선안의 방향성에는 공감했지만 대기업에 가까운 업체부터 중소기업을 갓 벗어난 업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중견기업 범위를 고려할 때 적용대상이나 평가방식을 정밀하게 설계해야 혼선을 막을 수 있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게다가 중견사들이 중소업체와의 협약에서 수헤자가 돼야 하는 데 따른 부담 가중 우려와 더불어 원하도급 구분이 엄격한 건설업 특성상 하도급법령과의 충돌 가능성도 제기됐다.

　반면 중견건설사의 위기극복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건설산업 생산체계 선진화에도 기여할 것이란 기대도 상당했다. 중견기업과를 신설하고 중견사 지원책 마련에 집중하는 지식경제부만 해도 이번 기회에 하도급법을 아예 바꿔 일부 중견기업에 수급사업자 지위를 주자는 제안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단체의 한 관계자는 “같은 원도급사인 대·중견기업간 하도급 길 확대 가능성 탓에 전문업계가 반대했지만 경영위기 중견사를 돕고 업종간 불합리한 벽을 완화하는 점에서 잘만 운용하면 긍정적 효과도 가능하다”고 기대했다.

김국진기자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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