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출범한 세종특별자치시의 지역의무공동도급제 운용방향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세종시의 지역의무공동도급제를 다른 광역시도와 따로 운용하면 소수 건설사에 수혜가 집중돼 철새업체가 난립하게 되고 행정도시건설특별법상 지역제한을 준용하면 세종시의 일부 건설사가 혜택에서 배제되기 때문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출범한 세종시 발주공사의 지역제한제는 특별법에 명시된 반면 지역의무공동도급제 관련 규정은 아직 없다.

　지역제한제는 특별법 63조4항에 따라 국가와 사업시행자(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 1곳)가 집행하는 95억원 미만 지역제한 공사는 대전, 충남·북 건설사가 모두 참여하며 이는 세종시 건설이 마무리돼 특별법이 폐기될 때까지 유효하다.

　그러나 LH를 제외한 나머지 공기업과 지자체(지역제한 100억원 미만)인 세종시가 집행하는 지역제한 공사는 자치시 출범 후 3년, 즉 2015년 6월말까지 옛 충남지역에서 나오는 공사는 충남업체만, 옛 충북지역에서 나오는 공사는 충북업체만 혜택을 받는다.

　다만 3년 후에는 세종시가 광역특별자치시 자격으로 지역제한제를 별도로 운용하므로 세종시 관내 건설사에만 적용한다.

　문제는 지역의무공동도급제다. 특별법상에 지역공동도급 관련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는 지역공동도급제는 지역제한제를 준용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구체적 사항은 따져봐야 하지만 별도 조항이 없으면 지역공동도급제는 지역제한을 준용한다”고 설명했다.

　이럴 경우 국가, 공기업 공사는 문제가 없지만 세종시가 집행하는 지자체 공사는 문제가 생긴다. 향후 3년간 옛 충남지역 공사는 충남업체만, 옛 충북지역 공사는 충북업체만 지역공동도급 혜택을 받는 탓에 공사현장 위치에 따라 세종시 건설사가 세종시 공사의 지역건설사 보호대책에서 배제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정리가 늦어진 탓에 세종시는 일단 지역공동도급제를 지역제한에 준용해 운용 중이다.

　세종시의 총무과 관계자는 “세종시에 포함된 옛 충북지역이 청원군뿐이고 그 일대 공사가 거의 없기 때문에 사실상 충남업체들만 세종시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특별법상 근거조항 부재를 이유로 엄격한 법적 잣대를 고수할 경우 세종시만의 지역공동도급제 운용 가능성이 남아있고 행안부도 이 부분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시의 지역공동도급제가 분리운용되면 세종시에 소재한 극소수 건설사는 막대한 물량수혜를 받는다. 관련 협회들이 파악한 세종시 소재 종합건설사는 50곳 내외, 전문건설사는 150곳 내외다.

　건설단체의 관계자는 “분리운용 쪽으로 결정되면 충청권 일대 건설사들의 세종시 진입 붐이 일 것”으로 내다봤다.

　게다가 세종시 개발사업이 2030년까지 이어지는 장기프로젝트란 점도 변수다.

　윤왕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기반시설국장은 “이제 1단계 공사가 마무리단계이며 앞으로 2030년까지 2~3단계 물량에 더해 아파트 등 민간공사까지 가세하는 등 물량공급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록 특별법 적용을 받거나 공사금액이 커 지역제한을 적용받지 않는 물량이 많지만 지역공동도급이 별도 운용되고 세종시 자체 발주물량까지 불어난다면 충청권 건설업계의 판도에 파장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정부 방침이 정리되지 않은 탓에 지역건설사의 세종시 이전 움직임은 아직 미미하다.

　건협 충남도회 관계자는 “아직 특별한 움직임은 없으며 아마 특별법 시한이 끝날 3년 후에 건설사별로 세종시와 충남도의 발주공사량을 따진 후 이전 여부를 결정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반면 행안부의 결정이 분리운용 쪽으로 흐른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김국진기자 jin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