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공은 지난 3월 7개 권역의 용역을 동시에 발주하면서 업체별로 2개 이상 권역의 입찰에 중복 참여할 수는 있으나 1개사가 3개 권역을 초과해 낙찰받을 수 없도록 제한기준을 뒀다. 그러나 이는 대표사 기준이며 대표사를 제외한 공동수급체 구성원으로 참가할 때는 제한없이 수주가 가능하도록 했다.

　또 3개 권역을 초과해 낙찰예정자로 결정된 업체는 설계금액이 큰 순서대로 낙찰자로 결정되도록 했다.

　이러한 기준이라면 7개 권역의 입찰에 모두 대표사로 참가해 3개 권역의 대표사 수주를 노리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수자원기술은 설계금액이 큰 3개 권역에만 단독으로 입찰참가하고 나머지 4개 권역의 입찰은 공동수급체 구성원으로 입찰에 참가했다. 수공이 제한한 기준에 맞춰 퍼펙트 수주를 노린 것이다. 그리고 계획대로 7개 권역 모두에서 계약에 성공했다.

　수자원기술은 설계금액이 가장 큰 2권역을 139억원에 단독 수주했고 다음으로 큰 5권역을 125억원에 단독 계약했다. 물론 그 다음 규모인 1권역도 117억원에 단독 수주했다.

이어 계약액이 101억원인 4권역에서는 24.3%의 지분을 확보했고 계약액 72억원인 7권역에서는 17%의 지분을 얻었다.

　또 계약액 61억원의 6권역에서는 37.5%의 지분을 확보했고 계약액 52억원의 3권역에서는 43.9%의 용역물량을 따냈다.

　여기에 수자원기술의 100% 출자회사인 와텍도 지분을 확보했다.

　와텍은 계약액 52억원의 3권역 입찰에 대표사로 나서 모회사인 수자원기술과 공동 수주했고 4권역에서도 10.8%의 지분을 얻었다.

　이렇게 수자원기술과 와텍이 수주한 점검정비용역 금액은 전체 계약액 669억원의 74%인 500억원이다.

　7개 권역의 입찰에는 각각 2개사만 참여했다.

　권역별로는 △1권역 수자원기술과 코오롱워터앤에너지 △2권역 수자원기술과 부경엔지니어링 △3권역 와텍과 부경엔지니어링 △4권역 부경엔지니어링과 코오롱워터앤에너지 △5권역 수자원기술과 부경엔지니어링 △6권역 부경엔지니어링과 코오롱워터앤에너지 △7권역 코오롱워터앤에너지와 부경엔지니어링 등이다.

　7건 용역입찰에 대표사로 참여한 업체는 수자원기술, 와텍, 코오롱워터앤에너지, 부경엔지니어링 등 불과 4개사인데 이들 업체는 공동수급체를 통해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공개경쟁입찰이 ‘짜고치는 고스톱’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은 수자원기술의 퍼펙트 수주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관련업계는 전자입찰시스템의 입찰결과만 봐도 누구나 의심할 만한 정황인데도 발주처인 수공이 이를 그대로 넘겼다는 것은 물량을 밀어주기 위한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권혁용기자 hy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