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거래소(이사장 남호기) 관계자 6명이 계통운영능력을 평가하는 국제인증시험에 전원 합격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29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한승구 부장 등 중앙전력관제센터 소속 6명은 북미신뢰도기구(NERC)에서 주관한 계통운영자 자격시험에 최근 응시, 모두 합격하는 영예를 안았다.
전력거래소는 지난해 9.15 정전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각종 특별대책을 수립·시행해왔고, 그 일환으로 공인자격증 취득을 추진해왔다.
이에 따라 전력거래소의 계통운영 전문요원 6명은 공부모임을 결성, 근무 외 시간에 따로 배정된 ‘교육훈련’을 활용해 4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거래소에서 일하는 계통운영 전문요원은 총 30여명. 이번에 응시한 6명은 일종의 선발대인 셈이다.
시험은 미국 북동부에 있는 필라델피아에서 치렀다.
3시간에 걸쳐 총 150개 문항을 풀어야 한다. 이 가운데 25개 문항은 채점에서 임의로 걸러지고, 나머지 125개 중 96개를 맞춰야 통과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응시자 전원이 NERC 국제인증자격을 취득했다는 사실은 거래소 소속 계통운영 전문요원들의 우수성이 대외적으로 입증됐음을 뜻한다”며 “담당직원 모두가 인증자격을 취득하는 걸 목표로 두겠다”고 밝혔다.
전력거래소는 NERC 국제인증자격 취득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력계통 특성에 맞는 국내 자격증제도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미국, 러시아, 프랑스, 일본 등 대규모 전력계통을 운영하는 나라에서는 관련 자격제도를 운영해오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 같은 인증제도가 아직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2003년 대정전을 계기로 계통운영자 자격인증제도가 의무화됐다. 전력계통운영과 관련한 실시간 의사결정은 오직 자격증 보유자가 할 수 있다. 사소한 판단착오와 업무미숙이 국가 전체를 마비상태에 빠뜨릴 수 있어서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9.15 순환정전과 같은 국민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우리나라 계통특성에 맞는 국내 자격인증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볼때, 이 자격증을 취득한 직원들이 중앙전력관제센터, 발전소, 변전소, 지역급전소 등에서 운전원으로 일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