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분 결정 및 가·감경 형평성도 제고

　#1. 경남 창녕의 A사는 올해 1월~4월까지 영업을 정지당했다. 13년 전인 1999년 7월 토목건축공사업을 등록하면서 고용한 토목특급기술자 1명의 자격증 대여 사실이 작년 11월 적발돼 건설산업기본법령상 등록기준 미달 건설사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2. 건축공사업체인 B, C, D사는 2002~2003년 사이 시공한 공사가 설계사의 기준미달 또는 불량자재 사용 사유로 적발돼 1~4개월의 영업정지를 받았다. 원인행위 발생 후 적발 시기는 7~8년 후, 처분 집행 시기는 8~10년 후인 2010~2011년이었다.

　이 같은 불합리한 사례를 막기 위해 행정처분 사유가 발생한 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책임을 면제하는 제척기간제를 건설업 관련 모든 처분에 적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매년 2000곳 이상의 주인이 바뀌는 건설업 특성상 뒤늦은 제재로 인한 인수자 피해를 막고 공정거래법령 등과의 처분 형평성을 확보하기 위한 보완책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토해양부는 최근 열린 공생발전위원회 실무회의에서 형사처벌의 ‘공소시효’와 유사한 제척기간을 건설업 관련 행정제재에 일괄 적용하는 내용의 ‘건설업 행정제재 합리화 방안’을 공개했다.

　제척기간(除斥期間)은 공정거래법, 하도급법 등은 물론 건산법상 과태료에도 적용하고 있지만 건설업계 경영에 치명적 타격을 입히는 영업정지, 과징금, 등록말소 처분에는 근거조항이 없다. 100년이 지난 후 적발돼도 처분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어떤 다른 업종보다 진출입이 활발한 건설업 특성상 선의의 피해는 불가피하며 국토부도 도입 명분으로 건설업 승계인 등 제3자 신뢰보호와 법적 안정성을 내세웠다.

　대한건설협회가 집계한 종합건설사 양도·합병은 매년 100건 내외(2009년 132건, 2010년 106건, 2011년 94건)다. 그러나 2011년 대표자 변경건수는 2224건이며 일부 대기업의 사장 교체나 상속 등에 의한 사례를 빼도 1000개 이상 건설사의 주인이 매년 바뀔 정도로 양도양수가 활발하다. 종합건설사의 4배인 전문건설사까지 합치면 규모는 더 커진다.

　작년 한해 건산법 위반 건설사의 행정처분은 1만77건이다. 적발되지 않은 처분 원인행위는 이를 능가한다.

　건협 관계자는 “양도양수할 건설사가 처분받을 행위를 했는 지를 확인할 길이 없기 때문에 인수 후 수십 년이 지나서 처분을 받아도 하소연할 곳이 없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김국진기자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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