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끝날 때까지 정부가 4대강 준공승인을 미루면서 혹시모를 홍수피해를 건설업계에 떠넘기려 하고 있다?”

　4대강 사업과 관련한 새로운 루머가 돌고 있지만 사실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상당수 공구가 준공처리를 마쳤고 나머지 공구도 속속 막바지 준공절차를 밟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와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장마철이 다가오는 가운데 정부ㆍ발주청이 혹시 있을지도 모를 붕괴ㆍ범람 사고에 대비해 고의로 준공승인을 미루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작년 10월께 공식적인 4대강 개방행사가 개최되고도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현재까지 대부분 주요공구에서 준공승인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내용이다. 시공상태를 점검해 결과에 따라 준공처리를 밟는 대신 올 여름 홍수피해 상황을 지켜본 뒤 최종적으로 승인을 하거나 보완공사를 지시한다는 꽤 그럴듯한 시나리오다.

　그러나 확인 결과 본류 110개, 지류 60개 등 전체 170개 공구 중에서 현재까지 준공승인이 이뤄진 공구는 본류 63개, 지류 27개 등 90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달 말 안으로 추가 준공승인될 예정인 공구도 본류 35개, 지류 1개 등 36곳에 달한다. 따라서 전체 공구(170개)의 74%(126개)가 6월 안에 공식 준공되는 셈이다. 나머지 44개 공구(본류 12ㆍ지류 32개)는 후속공정 및 추가공사 등으로 하반기 중 준공된다.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관계자는 “양평 북한강과 여주 섬강, 대구 금호강 등 지류사업은 공사 특성 상 시작이 늦어 올 연말까지 준공될 예정이지만 나머지 주요 공구는 6월안에 모두 끝난다”며 “작년까지는 4대강 수계별로 홍수대책상황실을 운영했지만 올 여름에는 4대강사업 이전처럼 국토부 홍수대책상황실을 중심으로 통상적인 홍수대책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낙동강살리기 33공구 건설현장 관계자도 “원래 6월 12일까지가 계약기간인데 감사원 지적사항을 반영하는 등 며칠 늦어졌지만 오는 30일에는 준공절차가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부산국토관리청 소관 4개 공구가 모두 30일에 준공하고 다만 마애불상이 발견돼 진입도로 등 추가공사가 발생한 32공구만 10월께 준공할 예정”이라고 확인했다.

　사실과 거리가 먼 루머가 생겨난 것은 작년 10월부터 완공 축하행사가 이어진 이래 공구별 준공일까지 시간 갭이 컸던 탓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4대강사업 자체에 대한 반대의견 때문에 무조건 ‘음모론’을 펼치는 행태가 남아있고, 최근 4대강 참여업체들의 시공적자 및 담합처벌로 정부와 업계 간 마찰이 빚어졌던 점도 또 하나의 배경이 됐다는 설명이다.

　4대강 건설사에 대한 정부쪽의 떠넘기기 습관이 이번 루머에 일조했다는 푸념도 나온다.

　한 대형건설사 마케팅본부 관계자는 “소규모 최저가현장은 비교적 일찍 준공됐지만 대규모 턴키현장은 대부분 6월말에야 준공된다. 작년 말에 끝났어야 할 공사가 오래 미뤄지면서 적자폭이 더 커졌지만 발주청의 추가적인 공사ㆍ관리 요구로 현장관리에 큰 애로를 겪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ㆍ발주청이 무리한 공기단축 및 적자시공을 강요하는 등 떠넘기기 관행을 보여왔기 때문에, 어쩌면 장마철을 넘긴 다음에야 준공승인을 내줄 모양이라는 추측이 돈 것도 납득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신정운기자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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