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형 공기업으로 전환된 뒤 처음 받은 경영실적 평가결과를 놓고 발전6사의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기관 및 기관장 평가에 A등급(우수) 획득이란 성적표를 거머쥔 한국남동발전(사장 장도수)은 그야말로 ‘잔칫집’이다.
장남철 남동발전 지원본부장은 “장도수 사장의 탁월한 경영능력과 글로벌 파워리더(Global Power Leader)라는 회사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결집한 결과였다”며 “시장형 공기업으로 전환된 뒤 전국무대에서 처음 평가받은 경영실적에 때마침 좋은 성적이 나와 임직원 모두가 크게 기뻐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관과 기관장 평가에서 공히 B등급(양호)을 받은 서부발전은 “비교적 선방했다”는 분위기와 “그래도 아쉽다”는 반응이 교차하고 있다.
이유야 어떻든, 몇 년 전 연료를 다른 회사보다 비싼 값에 사들인 여파가 이번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비계량평가를 통해 상당부분 만회하면서 B등급까지 치고 올라갔기 때문이다.
남효석 서부발전 관리본부장은 “이번 경영평가에 앞서 정말 많이 준비했지만, 점수는 생각보다 박하게 나온 것 같다”며 “아쉽다”고 말했다.
동서발전과 남부발전은 “속상하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발전설비 비계획 손실률 등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A등급까지 기대했지만, B등급에 머무른 게 내심 서운하다는 것이다.
동서발전 관계자는 “그나마 기관장 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것으로 위안을 삼고 있다”고 말했다.
기관평가에서 C등급(보통)을 획득한 한수원은 “어느 정도 예상했다”는 반응이 감지된다.
경영평가를 앞두고 각종 악재로 몸살을 앓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획재정부는 정부지침을 위반하거나 각종 물의를 일으킨 기관에 대해 사실확인을 거쳐 평가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한수원 관계자는 “고리 1호기 정전은폐, 납품비리 사건 등으로 평가점수가 상당히 안 좋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하지만 안정적인 설비운영으로 어느 정도 점수를 만회했다고 본다”고 전했다.
발전6사 가운데 한수원과 나란히 맨 뒤로 처진 중부발전(C등급) 역시 씁쓸해하긴 마찬가지다.
중부발전 관계자는 “계량평가만 해도 17개 공기업Ⅱ군 가운데 전체 4위, 발전6사 중 1위를 차지했다”면서도 “보령화력 화재, 철골구조물 붕괴사고가 경영평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우리 회사에서 터진 사건들은 한수원과 달리 인위적 사고가 아니다”라며 “하지만 한수원과 같은 등급이 매겨졌다는 점에서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