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비교 여론몰이에 건설업계 부글부글

    건설사들이 여론의 몰매를 맞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건설사들이 막대한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경실련의 성명서가 발단이다.

　경실련은 최근 “4대강 사업의 27개 턴키공사 낙찰률이 90.6%인데, 이를 최저가제 방식의 가격경쟁을 적용했을 때의 낙찰률 64.1%와 비교하면 낙찰차액이 1조5000억원에 이르고 최대 이만큼의 이득을 (건설사들이) 가져갈 수 있는 상황”이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관련기사 8면>

　이 성명서가 언론을 통해 여과없이 보도되면서 건설사들은 국책사업에서 막대한 부당이득을 취한 부도덕한 집단으로 비쳐지고 있다.

　건설업계는 속으로 끙끙 앓고 있다. 상식적으로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는 수치로 인해 매도당하고 있는데도 자신들의 입장은 여론 속에 묻히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는 턴키공사의 경우 기술적 난이도가 매우 높거나 고품격ㆍ고난도의 시설물을 민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활용해 조달하기 위한 제도로서, 기본적으로 턴키공사의 설계를 최저가낙찰제로 집행되는 공사의 설계와 동등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가방을 예로 들면 고가의 명품가방과 시장에서 파는 중저가 가방을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따라서 턴키공사는 예산액에 가까운 금액으로 수주를 했다고 해도 실제 공사에 투입되는 실행예산이 계약금액과 별로 차이가 없다는 설명이다.

　한승헌 연세대학교 교수는 대한토목학회에서 발간한 턴키ㆍ대안공사 성과평가라는 보고서(2004년)에서 “턴키ㆍ대안공사를 수행하는 기업들의 실제 투입비용은 계약금액의 평균 96.54%로, 수익률은 평균 5.37%였고 적자 공사도 18%에 이른다”고 밝히고 있다.

　건설업계는 턴키공사에서 낙찰률을 따지는 것 또한 상식에서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낙찰률이라는 것이 예정가격 대비 낙찰가격의 백분율을 의미하는 것으로, 발주자가 예정가격을 산정해야 존재하는 개념인데 턴키공사는 예정가격이 없다는 설명이다.

　즉 예정가격은 기본설계를 거쳐 실시설계를 한 후 이를 기준으로 산정하는 것인데, 턴키공사는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입찰을 부치는 것이어서 발주자의 설계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최저가낙찰제의 낙찰률과 턴키공사의 낙찰률을 단순 비교하기 위해서는 턴키공사의 낙찰률을 낙찰업체의 실시설계서에 의한 설계금액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2005년 대한토목학회가 조사한 자료가 있는데, 이 자료에 따르면 턴키공사의 예산액 대비 낙찰률은 94.5%지만 낙찰자의 실시설계서상의 설계금액을 기준으로 하면 설계비를 제외하더라도 77.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창환 대한건설협회 정책본부장은 “건설공사에 대한 전문가적 식견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단체가 턴키공사의 특성을 무시하고 일반공사의 공사비와 단순비교해 건설사들이 4대강 사업에서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속사정을 모르는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혁용기자 hy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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