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전기기업계 숙원사업인 4000MVA 대전력시험설비 증설사업 추진이 급물살을 타지 못하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때 이른 무더위로 예비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등 전력부족현상이 일찍 찾아오자 정부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력부하관리사업에 예산을 집중하면서 그 불똥이 튀였기 때문이다.
정부에 따르면 올해 대전력시험설비 증설에 105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었으나 실질적인 집행은 50억원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고효율기기 설치를 지원하거나 절전 기업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는 등의 전력부하관리사업에 긴급하게 예산을 투입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9.15 정전이후 전력부족상태에 대한 여론이 워낙 민감한데다 실제로 여름철 피크가 찾아오기도 전에 예비전력이 400만kW 아래로 떨어져(7일 오후 3시 기준) 비상사태인 ‘관심단계’가 발령되는 등 긴박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때문에 정부는 사업별로 줄일 수 있는 예산을 총 가동해 전력부하관리사업에 집중할 방침으로 현재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가 긴밀한 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올해 105억원을 투입해 대전력시험설비 증설사업을 본격적으로 착수하려던 전기연구원의 당초 계획이 다소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총 사업비 1600억원(정부 1200억원, 전기연구원 400억원)이 투입되는 대전력시험설비 증설사업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에 걸쳐 추진될 예정이다. 핵심 시험설비의 발주와 설계·제작이 집중적으로 진행되는 2012년과 2013년 정부의 지원이 예정대로 이뤄져야만 성공적으로 사업이 마무리될 수 있다. 올해 계획된 사업비 105억원 중 절반인 50억원만 집행될 경우 내년에 최소한 350~400억원의 예산이 배정돼야 한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전기연구원 관계자는 “전력부족으로 인한 정전사태를 예방해야 한다는데 전기계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만큼 부하관리사업에 예산이 집중되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가는 상황”이라며 “대전력시험설비 증설과 관련된 사업비가 줄어들 경우 부지 조성이나 주요 장비 구매와 관련된 계약조건을 일부 변경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 “내년 올해 삭감된 예산까지 지원이 돼야만 정상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정부에서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