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T 관리ㆍ용역업체, 최저가 아닌 적격심사로 선정

국토부, 입주자대표회장 간선제 선출 등 자율성 확대

　“우리 아파트를 관리하는 업체는 품질에 좀 더 신경 썼으면 좋겠는데, 왜 꼭 관리수수료가 싼 업체만 선정해야 되나? 최저가방식이 아닌 적격심사방식으로 선정할 수는 없을까?”

　“입주민회장을 직선제로만 뽑다보니 선거가 과열양상을 띠고 쓸데 없이 비용지출만 많은데 동별 대표자들이 간선으로 선출할 수는 없을까?”

　아파트 입주자들이 아파트를 관리해 나가면서 갖게 되는 이런 의문점이나 불편사항들이 앞으로는 크게 해소될 전망이다.

　국토해양부는 아파트 관리방식의 자율성을 대폭 확대하는 방향으로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11일부터 내달 23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10일 밝혔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2010년 주택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입주민들이 직접투표로 아파트 임원을 뽑고, 아파트 관리업체는 최저가 경쟁입찰로 선정하며, 관리비는 외부회계 감사를 받도록 하는 ‘아파트 관리 선진화 방안’을 시행해 오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2년전 법령 개정으로 아파트 관리의 투명성을 높이고 입주민들의 참여를 높이는 성과를 이뤄냈지만 일부 사항에 대해서는 입주민들의 자율성을 지나치게 제약하거나 낮은 수수료에 의한 획일적인 아파트 관리를 강요하는 등 문제점이 있어 제도개선이 필요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작년 7월부터 개선방안 연구용역을 수행한 뒤 올 2월부터 입주민, 관리업체, 전문가 의견수렴을 거쳐 지난달 7일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제도개선 절차를 밟아왔다.

　개정안에 따르면 먼저 500가구 이상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과 감사를 간선으로도 선출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500가구 이상 아파트는 입주자대표회의 회장과 감사를 직선으로 선출하고, 500가구 미만은 동별 대표자들이 과반수 찬성으로 선출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직선제로 회장과 감사를 선출하되, 입주민 과반 찬성으로 관리규약에 별도로 정할 경우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간선제로 선출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안은 또 주민운동시설을 외부인이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도 담았다.

　현재 아파트단지 내 골프연습장이나 헬스장, 수영장 등 주민운동시설은 입주민만 이용할 수 있고 상업적으로 외부인이 사용하지 못하게 돼 있지만 앞으로는 입주민 과반수 찬성으로 체육시설업자 등 외부업체에 위탁 운영하거나 외부인의 유료 이용을 허용하도록 했다.

　이밖에 동별 대표자의 임기는 2년씩 두 번에 한해 허용하되 관리규약에서 정할 경우 3회까지 연임할 수 있도록 했다. 선거관리위원회 운영을 비상설화하고, 주택관리업자 및 용역업체 선정 때 전자입찰을 실시하도록 하는 근거규정도 마련했다.

　국토부는 특히 이번 시행령ㆍ규칙과 함께 이달 중 ‘주택관리업자 및 사업자 선정지침’ 개정안을 마련해 주택관리업자 및 용역업체를 적격심사제로 선정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는 주택관리업자나 청소ㆍ경비ㆍ공사 등 용역업체를 선정할 때에는 경쟁입찰방식에 따르되 최저가낙찰제를 의무적으로 활용하도록 돼 있다. 앞으로는 경쟁입찰방식 중 입찰가격 외에 관리능력 등을 평가할 수 있도록 적격심사제를 원칙으로 하고, 다만 입주민 과반수가 찬성할 때에는 최저가낙찰제도를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저가가 아닌 적격입찰제도를 원칙으로 삼아 앞으로는 낮은 수준의 획일적인 관리ㆍ용역에서 벗어나 입주민이 원하는 수준의 품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적격심사제 시행시기와 시행방식, 적용대상 등은 이달 중 입법예고 때 구체적으로 공표하겠다”고 말했다.

신정운기자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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