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등 MB 정부 중점정책 선 긋기” 주장 제기

“대선 앞두고 민감한 문제 피하려는 꼼수” 지적도

　　

　새누리당이 19대 국회 상임위 가운데 국토해양위원회를 야당 몫으로 돌릴 수 있다는 언급을 한 데 대해 침체된 건설산업을 ‘수수방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국토위의 최대 쟁점이 될 4대강 사업과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 등 이명박 정부의 중점정책 등과의 선긋기에 나섰다는 견해도 제기됐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난 5일 원구성 협상과 관련, 국토해양위원장 자리를 넘기는 대신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양보하라는 뜻을 내비쳤다.

　이 원내대표는 “민주통합당이 법제사법위원회를 새누리당에 넘겨준다면 국토해양위를 양보할 수 있다”면서 “이권이나 실속에서 손해를 보는 한이 있더라도 국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데 필요한 상임위는 우리의 영향력 아래에 두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는 성급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국회 정상화를 목표로 제시한 대안이지만, 당장 대선에서 쟁점이 될 4대강 사업 평가부터 침체된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 마련 등 민감한 문제를 피하기 위한 꼼수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38명의 의원이 1차 지망으로 신청한 국토위를 야당 몫으로 내주는 방안이 국회 정상화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스럽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150명 의원 가운데 송광호·심재철·정병국·김태환·정희수 의원 등 총 38명이 국토위를 1차 지망으로 신청한 상태다.

　민주통합당 관계자도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부의 작품이다. 반면 저축은행 사태와 방송사 파업 등은 박근혜 새누리당 전 대표와 연계된 문제가 있어 대선 정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면서 “국토위를 양보하고, 문방위·정무위를 내주지 않겠다는 것은 결국 현 정부와의 선긋기 아니겠느냐. 대선 전략을 염두에 둔 사전포석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앞서 총선이 마무리된 4월 중순 국토해양부에서도 이 같은 상임위 배정을 우려한 바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총선 결과로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를 여야가 나눠 가져야 하는데 새누리당의 노른자위 상임위원장 가운데 야당에 내줄 수 있는 것은 국토위뿐인 것으로 분석했다”면서 “이렇게 되면 KTX 민영화나 4대강 사업 등 다양한 건설 현안에 가시밭길이 예상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 업계도 새누리당의 이 같은 제안에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19대 국회 정기국회에서 치러질 첫 국정감사에서 현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4대강 사업과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 등에 이어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개발사업 등에 대한 지원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토위가 야당 몫이 되더라도 큰 차이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새누리당은 건설산업에서 한 발 물러나고, 분양가상한제·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 등 각종 정부 대책에 발목을 잡아온 야당의 역할이 커질 수 있어 침체된 건설경기를 얼어붙게 만들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한형용기자je8day@

<앞선생각 앞선신문 건설경제-무단전재 및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