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부터 2017년까지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발전설비 건설 및 폐지의향 조사가 시작됨에 따라 발전6사와 신규 발전소 건설을 희망하는 민간 사업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지식경제부와 전력거래소는 지난달 31일부터 7월25일까지 8주간 건설 중 발전소 준공계획, 신규발전소 건설계획, 기존 발전소 폐지계획 및 RPS 의무이행 사업자의 신재생 설비계획, 제주~내륙간 HVDC의 건설중 준공계획 및 신규 건설계획 등을 포함하는 발전설비건설의향조사에 착수했다.

현재 정부가 원자력의 확대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의지를 재차 밝히고 있어 원자력 신규 건설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10말 확정된 5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0~2014년)상에는 총 14기 1만8200㎿의 원전이 포함된 바 있다. 이후 신고리 1,2호기가 준공, 가동에 들어감에 따라 한수원이 추진하고 있는 원전 후속호기는 무난히 이번 6차 수급계획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민간사업자들이 대거 신규 발전소 건설 계획을 밝히면서 큰 변화가 예상되는 부분은 바로 유연탄화력. 발전6사는 발전설비 증설을 통해 미래성장동력와 전력공급 안전성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일단 발전5사의 경우 대부분이 1000㎿급 유연탄화력 건설을 진행하고 있어 후속호기 건설예정은 남부발전 삼척그린파워 3,4호기(1000㎿×2) 정도다.

동서발전이 예정하고 있는 남해 유연탄화력(1000㎿×2)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동서발전은 현재 호남화력부지에 유연탄화력(1000㎿×2)을 건설하기 위한 타당성 조사를 진행중으로 6차 수급계획상에 포함여부를 타진하고 있다.

중부발전의 경우 무연탄을 연료로 사용하고 있는 서천화력이 조만간 수명이 도래함에 따라 유연탄화력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영흥 7,8호기 건설계획이 지난 5차 수급계획에 반영되지 않았던 남동발전의 경우 영흥 7,8호기 건설을 이번 6차 계획에 포함시킨다는 계획이다. 특히 SK건설과 신삼천포화력, 삼성물산과 신영동화력을 공동으로 추진하면서 민간과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SK건설과 남동발전이 손잡고 추진하는 신삼천포화력은 가동 중인 삼천포화력(경남 고성군 하이면) 인근 190만m² 부지에 1000㎿급 화력발전설비 2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삼성물산은 영동화력 인근 부지에 약 4조원을 투자, 2020년까지 준공을 목표로 2000㎿급(1000㎿×2) 신영동화력을 추진하고 있다.

5차 수급계획에 STX의 동해민자화력(500㎿×2), 동부건설의 동부화력(500㎿×2)이 포함되면서 민간 대기업을 중심으로 유연탄 화력 건설을 속속 발표한 바 있다.

동양그룹은 최근 강원도 삼척시 동양시멘트 구광산 부지에 1000㎿급 2기 이상의 대규모 발전단지를 설립하는 친환경 화력발전사업에 진출키로 결정했다. 현재 율촌복합, 대산열병합을 운영중인 홍콩계 투자회사인 MPC 또한 유연탄 화력 건설을 위한 부지를 물색 중으로 6차 수급계획상 유연탄화력은 어느 때보다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복합화력도 마찬가지다.

일단 남동발전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맞춰 강릉시의 저탄소 녹색도시 정책에 부합되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도입 및 설계수명이 경과된 영동화력 2호기를 800㎿급 가스복합발전으로 개선, 클린 시티 조성에 기여할 방침이다.

서부발전은 군산복합 2단계, 평택복합 3단계 등을 수급계획상에 포함시키기 위해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남부발전은 영남내연의 폐지시기가 가까워짐에 따라 영남복합(400㎿×1)으로 건설함과 동시에 영월2단계도 준비중이다.

복합화력의 경우 과거 600~800㎿급으로 건설됐으나 최신 일축형 신모델이 선보임에 따라 초고효율 복합기종을 채택, 약 400㎿급으로 설비용량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복합화력 중심의 민간발전사업자의 경우 포스코에너지가 인천복합화력 1,2호기 수명연장이나 후속호기 증설 여부를 가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6차 수급계획은 2013~2027년 준공예정 계획인 신재생설비 건설계획, RPS 의무량 이행계획도 포함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발전6사를 비롯해 민간사업자들이 신규 발전소 건설을 준비중에 있으나 아직까지 어느 발전설비가 수급계획에 포함될 지는 미지수다. 특히 민간사업자의 전력거래 방향이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민간이 어느 정도 6차 수급계획상에 발전설비 건설계획을 포함시킬 수 있을지도 큰 관심사다.

업계 한 전문가는 “과거 발전설비 공급 과잉으로 인한 심야전기 보급 정책의 실패를 답보하지 않도록 발전설비 증설 계획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단순히 전력부족을 이유로 발전소 건설에만 집중할 경우 또 한번의 정책실패를 경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선 정확한 수요예측이 전제돼야만 발전소 건설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며 “전력의 경우 공급(경제성)과 수요(안전성)의 균형 문제를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신중한 수급계획 수립을 지적했다.

한편 6차 전력수급계획은 전원정책심의회를 거쳐 올 연말께 확정될 예정이다.